“휴대폰 없애라” 증거인멸 교사도
檢, 징계 착수…해임 가능성 높아
수사무마 청탁 및 스폰서 의혹을 받아 온 김형준(46) 부장검사가 5,8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챙긴 혐의로 17일 재판에 넘겨졌다.
대검 특별감찰팀(팀장 안병익 서울고검 감찰부장)은 이날 김 부장검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김 부장검사에게 금품을 건넨 고교동창 사업가 김모(46ㆍ별건 구속)씨도 뇌물공여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 부장검사는 2012년 5월~올해 3월 김씨로부터 서울 강남의 고급 술집에서 29차례에 걸쳐 2,400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혐의다. 2012년 이후 김씨 지인의 가석방 청탁 뒷돈(500만원)과 자신의 내연녀 오피스텔 보증금 및 생활비(2,800만원), 용돈(100만원) 등 총 3,400만원을 김씨로부터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70억원대 사기ㆍ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던 김씨에게 “사건 해결에 힘써 주겠다”며 자신의 흔적이 담겨 있는 휴대폰과 장부 등을 없애라고 권유,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다만, 김 부장검사가 옛 검찰 동료인 박모 변호사의 범죄혐의 무마 대가로 금전 편의를 얻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KB금융지주 임원에게 주기적 술접대를 받고 자회사 관련 수사 동향을 흘렸다는 의혹도 범죄 혐의에선 제외됐다.
올해 들어 현직 검사가 비리 혐의로 재판에 회부되는 것은 ‘넥슨 주식뇌물’ 사건으로 지난 7월 말 구속기소된 진경준(49) 전 검사장에 이어 두 번째다. 검찰은 김 부장검사에 대한 내부 징계절차에도 착수, 조만간 징계수위를 정할 계획이다. 검찰 안팎에선 검사징계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인 해임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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