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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도시’ 전주,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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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도시’ 전주,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로

입력
2016.10.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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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자부심이 전통 만들어

유네스코 음식 창의도시 지정

전주음식 체험하는 외국인 급증

20일부터 세계 창의도시 포럼

비빔밥축제 231가지 음식 전시

지난해 10월 열린 전주비빔밥축제에 참여한 전주 시내 33개동 주민들이 우리동네 맛자랑 행사 중 하나인 비빔밤 만들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전주시 제공
지난해 10월 열린 전주비빔밥축제에 참여한 전주 시내 33개동 주민들이 우리동네 맛자랑 행사 중 하나인 비빔밤 만들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전주시 제공
김승수 전주시장이 주민과 함께 비빔밥을 만들고 있다.
김승수 전주시장이 주민과 함께 비빔밥을 만들고 있다.
전주 비빔밥축제에 출품된 다양한 음식들.
전주 비빔밥축제에 출품된 다양한 음식들.

전주는 ‘맛의 도시’다. 예부터 넓은 평야와 산, 바다, 강 등 천혜의 자연조건에서 나온 식재료가 풍부한 데다 사통팔달의 교통 여건을 갖춰 그 어느 지역보다 음식문화와 산업이 발달했다. 그래서일까. 전주시는 그 동안 음식문화 위상을 바탕으로 다양한 음식 개발과 질을 높여 전주음식의 산업화와 세계화에 주력해 왔다.

실제 전주는 2012년 국내 처음으로 유네스코 음식 창의도시에 선정된 이후 한국 전통음식의 세계화를 이끌고 있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선정은 콜럼비아 포파얀(2005년) 중국 청두(成都ㆍ2010년), 스웨덴 오스터순드(2010년)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지정된 성과다. 이미 국내 전통문화관광도시로서의 위상을 넘어 세계의 다양한 도시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 음식의 세계화에 앞장 서는 대표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20일부터 열리는 ‘2016 유네스코 창의도시 전주포럼’이 이를 잘 말해준다. 이번 포럼에서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국내 창의도시 간 업무협약을 통해 전주음식 등에 대한 공동협력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또 각국의 협력사업 개발, 창의프로그램 및 콘텐츠 개발, 네트워크 활성화 방안, 학술행사 등도 열린다. 국내에서는 전주(음식) 서울(디자인) 이천(공예와 민속예술) 광주(미디어아트) 부산(영화) 통영(음악) 등 6개 도시가 유네스코 창의도시에 선정됐다.

전주는 무엇보다 전통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높다. 이는 오랜 역사에서도 찾을 수 있으며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대다수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이 같은 평판을 갖게 된 것은 풍부한 재료와 음식에 대한 열정이 결합된 결과다. 여기에 공예와 서예, 문학, 회화, 춤, 음악 등 풍류가 함께 어우러지면서 전주만의 특색 있는 음식문화를 만들었다.

오늘날 음식산업은 창의산업이다. 전통적인 조리법과 음식을 통해 건강을 지켜왔는데 현대에서 새삼 재발견되고 증명되면서 전통음식은 창의산업인 생태식품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전주는 현대인 건강과 가장 적합한 도시다. 전주음식은 가정요리에서 출발했고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늘 변화해왔다. 음식 관련 민간단체의 자발적인 연구 노력들도 오랜 기간 전주음식을 지켜온 원동력이다.

전주시는 행정조직에 한식팀을 신설하고 음식을 포함한 지역의 다양한 전통문화를 창의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한식전문 인력 양성과정, 한(韓)스타일 전문코디네이터 양성, 중앙 정부와 연구교육기관의 다양한 협력을 통한 창의적 인재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비빔밥축제, 국제발효식품엑스포 등 음식축제의 내실 있는 운영과 한식 세계화 등 음식산업 활성화를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해온 점이 유네스코에서 높이 평가 받았다.

전주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지정으로 ▲유네스코 이름과 로고 사용 ▲유네스코의 지속적인 전문가 기술 자문, 사업 기술 훈련, 문화산업 등 국제 협력망 제공 ▲지정도시의 문화자원 및 프로그램의 유네스코 웹사이트 게재 홍보 ▲지정도시의 문화 창조산업 활성화 및 관광객 증대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효과를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로써 한국을 대표하는 전주의 전통음식이 유네스코를 통해 지구촌 곳곳으로 널리 알려져 전주음식을 체험하려는 국내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음식 관련 농수축산과 관광, 외식, 전통문화 산업 전반의 경제적 파급효과도 크다. 도시브랜드가 높아지고 유네스코 지정도시라는 세계적 입지를 확보하면서 그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전주시는 이를 발판으로 유네스코-전주시 로고를 제작 활용하고 홈페이지 및 홍보동영상 제작을 비롯한 홍보 안내판 설치, 창의도시 지정 기념 선포식 등을 개최하는 등 음식 창의도시 지정에 따른 대내외적 홍보 기반을 강화했다. 국내외 네트워크를 구축해 국내 창의도시와 교류는 물론 중국, 콜럼비아, 스웨덴 등 해외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민간협력도 강화했다. 그간 활동해온 음식 창의도시 시민네트워크, 우리맛 연구회 등을 비롯한 각계 전문가 등과 연계한 운영위원회를 구성, 민간이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있다.

음식 프로젝트 및 축제도 추진 중이다. 비빔밥 세계화, 한식반찬 클러스터 조성, 비빔밥 축제, 국제 발효식품 엑스포, 우수 외식업지구 육성 등 다양한 음식관련 전략 산업과 축제 등을 음식 창의도시 위상에 걸맞게 단계별로 계획해 나가고 있다.

질 높은 다양한 음식 개발과 함께 음식문화 서비스 개선과 인력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자랑스런 전주 음식점 육성, 비빔밥 평가등급제, 음식명인 명소 스토리 개발을 추진 중이다. 전주 최고의 쉐프 양성, 음식해설사 양성, 음식 아카데미 운영, 미식 관광 전문가 교육과정 개발 운영 등 인력양성 사업과 슬로푸드 산업관 구축, 식자재 클러스터 조성, 음식 특화거리 등도 조성할 계획이다.

20일부터는 한국전통문화전당 등 전주시 일대에서 전주 대표 음식인 비빔밥 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축제는 ‘전주는 맛있다’를 주제로 23일까지 나흘간 230여 가지의 다양한 음식과 문화행사로 맛깔 나게 버무려진다. 풍남문 광장 사거리에서 전주시 33개 동(洞) 주민이 다양한 비빔밥을 마련해 관람객과 함께 나눠 먹는 대형 비빔밥 퍼포먼스를 한다.

특히 이번 행사는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의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축구를 주제로 250m가량의 대형 비빔퍼포먼스가 펼쳐진다. 가족과 친구 단체 동호회 기업 등 100여개 팀이 참여해 개성 있는 비빔밥을 뽐내는 ‘모여라! 비빔밥’이 새로 선보인다. 비빔밥의 유래인 농번기설과 동학농민설, 제사음복설, 궁중음식설 등을 상황극으로 체험하고 직접 맛보는 비빔 전설(傳說)이 신설됐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전주음식 관광 상품화와 스토리텔링 발굴, 맛 기행 코스 개발, 비빔밥 축제 강화 등 국내 미식관광을 선도해 나가겠다”며 “음식 창의도시 전주를 최상의 맛과 서비스로 내국인은 물론 세계인 입맛을 사로잡겠다”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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