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상역 아이티 진출 등 지원
미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과 한국 의류업체 세아상역의 ‘수상한 관계’가 미 언론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아상역이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최측근인 셰릴 밀스 전 비서실장의 도움으로 아이티에 진출했고, 이후에도 밀스와 특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세아상역이 아이티에 공장을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준 인물이 밀스 비서실장”이라고 보도했다. 클린턴은 국무장관 시절이던 2010년 대지진이 휩쓴 아이티 재건사업을 추진했는데, 클린턴과 당시 비서실장이던 밀스는 아이티에 관심이 있던 세아상역에 접촉해 투자를 권했다. 결국 세아상역은 각종 특혜를 보장받는 대신 7,800만달러(약 888억원)를 투자했고, 밀스는 공장 설립이 순조롭도록 도왔다는 것이다. ABC방송도 “세아는 클린턴 가족이 운영하는 클린턴 재단에 5만~10만달러를 기부했다”며 “이후 아이티에서 생산한 의류를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하는 등 혜택을 받았다”고 전했다. 세아상역은 미국 대형 유통업체인 월마트와 콜스, 패션업체 갭과 자라 등에 납품하는 국내 의류업체다.
밀스는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백악관 비서실장 등용이 유력시되는 인물이다. 2013년 국무부를 떠난 그는 블랙아이비라는 회사를 설립, 현재 오바마 정부가 추진하는 탄자니아와 가나의 인프라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업권을 따낸 과정이 불투명해 브레이브바트 등 보수매체에서는 “클린턴이 뒤를 봐 줬을 것”이라는 의혹이 나온다.
특히 NYT는 세아상역의 김웅기 회장과 밀스의 긴밀한 관계를 집중 조명했다. 우선 김 회장은 밀스가 블랙아이비를 설립할 때 주요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밀스는 지난해 4월 코스타리카에서의 세아상역 공장 오픈식에도 참여해 막역함을 과시했다. 미 국제개발협력처는 가나에 직물 수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두고 두 회사에 동시에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NYT는 밀스가 클린턴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클린턴 측근그룹의 공적, 사적 관계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고 유착 고리에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밀스와 세아상역은 김 회장의 투자가 밀스가 세아상역에 도움을 준 것에 보답하는 차원이 아닌 개인적 투자라는 입장을 NYT에 밝혔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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