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미끼 투자금 가로채
국내 유명 정수기 회사의 고위직을 사칭해 지인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370억 원 상당을 받아 가로챈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주모(37ㆍ여)씨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주씨는 지난 2011년 8월부터 지난 8월까지 국내 유명 정수기 회사 A사의 사업을 확장하는 데에 돈을 투자하면 매월 3%의 수익금을 지급하겠다고 속여 친척이나 동창 등 지인 27명에게 374억여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주씨는 자신을 부하 직원을 700명 거느린 A사 센터장이라고 소개, 환심을 산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을 본사 휴게실로 불러 만나거나 미리 위조해 둔 회사 인장을 찍은 서류를 보여주며 의심을 피했다. 또 실제 근무하는 팀장급 직원의 명함을 임의로 제작, 피해자들이 전화하면 자신의 지인이 대신 받도록 해 안심을 시켰다.
피해자 가운데는 무려 438차례에 걸쳐 113억 원을 주씨에게 건넨 이도 있었다. 주씨가 피해자들의 돈으로 수익금 일부를 지급하는 등 ‘돌려막기’ 식으로 범행하다 보니 피해자 다수는 실제로 수익을 볼 수 있다고 믿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주씨는 챙긴 돈을 남편 사업자금이나 생활비 등으로 탕진했다.
주씨는 지난 2011년까지 A사 판매사원으로 일하다 그만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친분관계인 주씨의 유혹에 속아 고액의 대출을 받거나 남편의 퇴직금 전액을 투자에 사용해 원금도 돌려받지 못하는 등 낭패를 봤다”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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