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하성-임병욱-박주현/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넥센이 가을야구를 통해 '넥벤져스 시즌 2'를 준비하고 있다. 패배 속에서도 새로운 영웅들은 꾸준히 성장하는 중이다.
넥센은 올 시즌 최고의 반전 팀이다. 지난 시즌 뒤 박병호(30·미네소타)와 유한준(35·kt), 손승락(34·롯데) 등 '넥벤져스'를 이끌었던 주요 선수들이 이적했다. 여기에 주축 투수인 한현희(23)와 조상우(22)는 수술로 시즌을 접었다. 전력이 약화된 넥센은 자연스럽게 꼴찌 후보로 평가됐다.
하지만 영웅들의 빈 자리는 새로운 영웅들이 채우고 있다. 넥센은 올해 새 얼굴의 발굴을 통해 리빌딩에 성공했고,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쳐 성적까지 잡았다. 그리고 새 얼굴이 주축이 된 이번 가을야구는 넥센의 성장에 또 다른 밑거름이 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유격수 김하성(21)의 활약이다. 김하성은 지난해 주전 유격수로 처음 가을야구를 치렀다. 그는 "작년에는 '형들이 해주겠지'라는 생각이었지만, 올해는 더 책임감이 든다.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걸 다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가을 무대에 섰다.
1차전에서는 다소 긴장한 듯 타구를 처리하지 못해 안타를 내주기도 했지만,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수비가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특히 3차전 3회 2사 1,2루에서는 4번 타자 히메네스의 강습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 내야 안타로 처리해 실점 위기를 막았고, 5회 2사 만루에서 채은성의 빠른 타구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도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수비는 그의 '성장'을 더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LG 이병규(등번호 9)'로 키우겠다고 선언한 임병욱(21)도 단 한 방으로 잠재력을 드러냈다. 임병욱은 지난 14일 고척돔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LG 선발 우규민을 상대로 이번 포스트시즌 첫 홈런을 때려냈다. 염 감독이 일찌감치 인정했던 그의 '펀치력'이 폭발한 순간이었다. 빠른 발을 앞세워 외야 수비도 안정감 있게 해내고 있다.
마운드에는 박주현(20)이 깜짝 호투로 눈길을 사로 잡고 있다. 박주현은 신재영과 함께 시즌 초반 무서운 신인으로 주목 받았다. 하지만 1군에서 첫 시즌을 치르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후반기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등록은 됐지만 필승 전력으로는 분류되지 않았다. 하지만 가을 마운드에선 박주현은 '씩씩한 신인'의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2경기에서 3⅓이닝을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해 실점을 했지만 정규시즌과는 압박감부터 다른 큰 무대에서 자신의 투구를 이어갈 수 잇다느 점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넥센은 올해 시즌 전 평가를 뒤집고 정규시즌에서 '반전' 성적을 냈지만, 내년 시즌에 대해서는 또 다시 물음표를 안고 가야 한다. 올해 좋은 모습을 보였던 새 얼굴들이 내년 시즌에는 또 어떻게 달라질 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린 영웅들이 큰 무대 경험을 발판 삼아 한층 더 성숙해질 수 있다는 점은 넥센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열쇠가 되기에 충분하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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