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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낭비부터 고무줄 식단까지...세종 학교급식 주먹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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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낭비부터 고무줄 식단까지...세종 학교급식 주먹구구

입력
2016.10.17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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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세종시 A고교는 2014년 3월 급식업체와 138개 품목의 냉동냉장식품 납품을 계약했지만 실제로는 103개 품목만 발주했다. 발주한 식재료 중에는 경단 등 애초 계약하지 않은 품목이 14개 품목에 달했다. 식자재 수량을 당초 계획보다 줄여 발주한 품목은 46개, 수량을 늘려 발주한 품목도 18개 품목이나 됐다. 납품업체와 계약서는 휴지조각이었던 셈이다. 계약과 다르게 식재료를 구입해놓고 계약 변경 등 후속 절차도 외면했다.

B고교는 같은 해 10월 한 끼 당 856k㎈를 제공하는 것으로 급식일지에 기재했지만 실제로는 학생들에게 1,370k㎈나 되는 식단을 제공했다. 학교급식법 시행규칙에서 권장하고 있는 영양량을 기준으로 학교운영위를 거쳐 식단 등을 짜고, 학교장의 결재까지 받아놓고도 실제 급식에선 식자재 및 급식량을 잔뜩 늘렸다. 감사를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한 세종시교육청은 학생들의 영양 과잉이 우려된다며 시정토록 했다.

세종시 관내 일부 학교들의 학교급식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계약도 하지 않은 식재료를 구입해 예산을 낭비하고, 권고량을 무시한 고무줄 식단을 학생들에게 제공했다.

시교육청은 본청 및 관내 학교 등을 대상으로 5월 23일부터 7월 31일까지 학교급식 운영실태 특정감사를 벌여 규정을 지키지 않은 관련 공무원 12명에 대해 경고ㆍ주의조치했다. 또 부당하게 집행된 예산 3,575만원을 회수조치했다.

이번 감사결과 관내 2개 고교가 식단 작성과 식자재 소요량 파악을 소홀히 해 계약하지 않은 품목을 발주하고, 이에 대한 변경계약도 하지 않았다. 때문에 당초 낙착률을 적용 받지 못한 채 정산해 500여만원의 예산을 낭비했다. 일부 학교에선 관련 법령에서 권장하는 에너지량을 초과해 공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들은 계약한 품질의 육류 납품 여부 확인도 허술했다. 육류의 포장지 라벨 등에 표시된 개체이력번호는 검수 시 판정등급, 부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 사항이지만 이 라벨이 아예 부착되지 않은 육류를 검수한 사례가 무려 7,291건이나 됐다. 시 교육청은 이력표시 위반업체에 대해 세종시장에게 위반 사실을 통보하고, 과태료 부과를 의뢰했다.

아울러 2015년 하반기 학교급식 운영평가에 대해 적정성을 확인해 보니 일부 항목에 대한 평가가 소홀, 평가 등급이 하락하는 불이익을 본 학교도 있었다. 학교 급식시설과 기타 설비 등이 기준에 미달해 신축한 유치원들도 나왔다. 5개 학교에선 학교급식소위원회 운영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밖에 고교는 휴일과 방학기간에도 2~3식의 급식을 제공하는 등 초ㆍ중학교에 비해 업무량이 4배 이상 많은데도 실무경험이 없는 신규 영양교사를 배치해 급식 과정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시교육청은 신규 영양교사 발령 전 실무 위주의 연수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경력 3년이하 영양교사는 고교 배치를 자제토록 규정을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급식재료 검수 매뉴얼 등에 대한 인식 부족 등에 따라 학교 현장에서 문제가 일부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학교와 영양사 등을 대상으로 급식에 대한 홍보와 교육 등을 강화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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