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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급 ‘수월관음도’ 국립중앙박물관에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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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급 ‘수월관음도’ 국립중앙박물관에 안겼다

입력
2016.10.1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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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한(왼쪽) 한국콜마홀딩스 회장이 17일 오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고려불화 수월관음도 기증식에서 이영훈 관장과 함께 수월관음도를 살펴보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윤동한(왼쪽) 한국콜마홀딩스 회장이 17일 오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고려불화 수월관음도 기증식에서 이영훈 관장과 함께 수월관음도를 살펴보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윤동한 한국콜마홀딩스 회장이 지난 봄 일본의 개인 소장가에게서 사들인 수월관음도를 17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고려불화 중에서도 표현 방식이 화려하고 섬세해 예술적 가치가 높은 수월관음도는 전세계에 46점이 산재해 있는 중요 문화재다. 국내에는 리움미술관에 2점, 아모레퍼시픽미술관ㆍ우학문화재단ㆍ호림박물관이 각각 1점씩 보유하고 있는데 모두 보물로 지정돼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회장은 “평소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7년 전쯤 프랑스 기메박물관에 들렀을 때 해설사가 이 박물관의 수월관음도를 설명하면서 한국 국립박물관에는 없는 작품이라고 말해 자존심이 상했다”며 “지난 봄 우연히 이 불화가 한국 나들이를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4월께 구매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월관음도가 다시 나가면 한국에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란 생각이 들었고 고향에 온 만큼 제자리로 가야 한다고 봤다”며 “불화에 생명력이 있어서 운명적으로 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 회장은 미술품 중간상을 통해 일본의 한 골동품상이 갖고 있던 이 수월관음도를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 자금으로 6월에 사들였다.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서울옥션 경매에 출품된 의겸등필수월관음도(義謙等筆水月觀音圖ㆍ보물)는 시작가가 4억1,000만이었으나 18억원에 낙찰되는 등 경매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수월관음도는 ‘화엄경(華嚴經)’‘입법계품(入法界品)’에 나오는 관음보살(觀音菩薩)의 거처와 형상을 묘사한 그림이다. 그 도상은 보타락가산(補陀洛迦山)의 달빛이 비치는 연못가 금강보석 위에 앉아 있는 관음보살을 선재동자(善財童子)가 찾아 뵙는 장면을 나타낸 것이다.

윤동한 회장이 기증한 '수월관음도'(14세기 중반).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윤동한 회장이 기증한 '수월관음도'(14세기 중반).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이번에 기증된 수월관음도 역시 고려 수월관음도의 전형적 도상을 따르고 있다. 미소를 띤 관음보살이 금강보석 위에 반가부좌하고 있으며, 금니당초무늬로 장식된 투명한 천의를 두르고 있다. 관음보살 앞쪽에는 작게 표현된 선재동자가, 화면 왼쪽 중간에는 승반과 정병이 있다. 14세기 중엽 비단 위에 그려진 이 작품의 전체 크기는 172㎝ㆍ63㎝이며 화면 크기는 91㎝ㆍ43㎝이다. 전체적으로 박락과 훼손이 있으나 관음보살, 선재동자 등 중요한 부분은 비교적 온전히 남아 있어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기증을 기념해 18일부터 11월 13일까지 특별 전시회를 연 뒤 보존처리 작업을 할 계획이다. 정명희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700년 세월이 흘러 그림이 어둡지만 적외선 조사를 통해 본래 그림이 간직하고 있던 요소들이 잘 남아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고려불화의 특징을 생생하게 지닌 작품”이라며 평가했다. 천주현 학예연구관은 “후대에 수리가 최소 두 차례 됐지만 추가로 선을 그리거나 색칠 하지는 않았고 보존 상태가 나쁘지 않다”며 “과거 수리할 때 그림 뒤쪽에 검은색 종이를 덧댔는데 이를 제거하면 그림의 윤곽이 더 잘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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