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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의 사연이 깃든 ‘애마’들의 열전, 카쇼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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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의 사연이 깃든 ‘애마’들의 열전, 카쇼가 온다

입력
2016.10.17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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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테스트드라이브 카쇼’

차주들 직접 애마 무대에 올려

수동변속 마지막 GT3 ‘포르쉐 911 GT3’

국내 단 한대뿐인 ‘88년식 BMW E28 M5’

최상위 수집품 ‘94년식 RS2’등 등장

23일 인천 엠파크 허브에서 무료입장

지난달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열린 ‘브리티시 카 데이’에 영국산 클래식카들이 줄지어 전시돼 있다. 브리티시 카 데이 홈페이지 캡처
지난달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열린 ‘브리티시 카 데이’에 영국산 클래식카들이 줄지어 전시돼 있다. 브리티시 카 데이 홈페이지 캡처

‘2015 한국일보ㆍ테스트드라이브 카쇼(Car Show)’가 열린 지난해 10월 25일 인천 서구의 자동차 매매단지 ‘엠파크 랜드’ 주차장. 행사 시작은 오전 10시였지만 어스름이 걷히기 전부터 차주들이 직접 몰고 온 전시차들이 하나 둘씩 모였다. 국내에 한 대 뿐인 ‘뉴 비틀 RSi’같은 희귀종부터 ‘투스카니’처럼 대중적인 차까지 카쇼에 나온 국내외 차량들은 모양은 서로 달랐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가격이나 연식과 관계없이 모두 차주의 뜨거운 사랑과 정성을 한 몸에 받아 온 차들이란 사실이다.

차주의 열정이 만들어내는 하모니

카쇼는 자동차 애호가들이 직접 타던 차를 가져와 전시하고, 관람객과 차에 대해 소통하는 비영리 행사다. 참가자들의 차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곧 카쇼의 원동력이다.

국내에서는 걸음마 단계인 카쇼지만 북미나 유럽에서는 수십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영국의 클래식카 애호가들이 만든 인터넷 사이트는 영국 전역에서 열리는 800여개의 카쇼를 모아 소개할 정도로 카쇼는 선진 자동차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규모가 커진 일부 카쇼는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로까지 발돋움했다.

지난해 7월 미국 오리건주 포레스트 그로브시에서 열린 카쇼에서 한 관람객이 전시차 내부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포레스트 그로브 카쇼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7월 미국 오리건주 포레스트 그로브시에서 열린 카쇼에서 한 관람객이 전시차 내부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포레스트 그로브 카쇼 홈페이지 캡처

이런 해외 카쇼들 역시 차주들의 애정을 바탕으로 달려왔다. 어느 카쇼를 가든 자신만의 ‘애마’를 자랑하느라 여념이 없는 차주들을 만날 수 있다. 지난 7월 미국 오리건주 포레스트 그로브시에서 열린 카쇼에서도 참가자들은 매끈한 외관은 물론 엔진룸까지 낱낱이 공개하며 차량 관리 상태를 뽐냈다. 그 중에는 1960년에 출시된 ‘포르쉐 358’ 같은 걸작도 섞여 있었다. ‘우아함의 경연’(Concours D’Elegance)이란 이름으로 열리는 이 카쇼는 무려 43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역사가 깊은 만큼 고유의 주제로 차별화한 카쇼들도 있다. 84년부터 캐나다 토론토에서 매년 9월 셋째 주 일요일에 열리는 ‘브리티시 카 데이’는 애스턴 마틴과 로터스 등 오직 영국에서 생산된 차들만 전시된다. 입소문이 나며 매년 1,000여명이 참가해 각각의 사연이 깃든 차를 자랑한다. 이 카쇼는 모터쇼 못지 않은 인기를 과시해 영국과 뉴질랜드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8,000여명이 찾아오는 큰 행사로 발전했다.

지난해 엠파크엣 열린 카쇼에서 포드 GT가 우렁찬 배기음을 들려주고 있다. 이 차는 배기음 콘테스트에서 1위를 했다.
지난해 엠파크엣 열린 카쇼에서 포드 GT가 우렁찬 배기음을 들려주고 있다. 이 차는 배기음 콘테스트에서 1위를 했다.

지난해 엠파크에서 열린 카쇼에서도 잘 관리된 희귀한 차들이 대거 모습을 보였다. 국내에 20여대 밖에 없는 2인승 경차 ‘스마트 로드스터 452’, 전 세계에 250대만 판매된 99년식 ‘한정판 미니’, 590마력을 발휘하는 2006년식 ‘포드 GT’, 한때는 부의 상징이었던 92년식 ‘그랜저’ 등은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카쇼에서 만날 수 있는 진귀한 차들

올해도 쉽게 보기 힘든 희귀한 차들이 카쇼를 수놓는다. 연식은 꽤 됐지만 모두 완벽하게 관리돼 신차 수준의 성능을 유지하고 있는 차들이다. 포르쉐의 상징적인 스포츠카 911의 2008년식 ‘911 GT3 3.8’도 그 중 하나다. 911 세부모델 중 레이싱카가 기반인 GT3는 경량 차체에 강력한 엔진을 갖춰 개조(튜닝) 없이도 경주로에서 완벽한 주행이 가능하다.

2008년식 포르쉐 911 GT3는 수동변속기 마지막 세대라 특별하다. 팀 테스트드라이브 제공
2008년식 포르쉐 911 GT3는 수동변속기 마지막 세대라 특별하다. 팀 테스트드라이브 제공

포르쉐는 세대별로 GT3를 선보였는데, 카쇼에 나오기로 한 911 GT3는 수동변속기가 장착된 마지막 GT3라 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현재 판매되는 911에는 수동변속기 대신 자동변속기(PDK)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구형이어도 스포츠카의 유전자(DNA)가 살아 있어 여전히 남자의 가슴을 뛰게 하는 911 GT3다.

국내에 3대 밖에 없는 1988년식 BMW E28 M5 중 한대도 카쇼에 등장한다. BMW그룹 코리아 제공
국내에 3대 밖에 없는 1988년식 BMW E28 M5 중 한대도 카쇼에 등장한다. BMW그룹 코리아 제공

국내에 한대 밖에 없는 88년식 ‘BMW E28 M5’도 카쇼에서 자태를 뽐낸다. BMW 고성능모델(M) 1세대인 이 차는 전설적인 레이싱카 M1의 직렬 6기통 3.5ℓ 엔진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최고출력은 286마력으로, 500마력 이상을 발휘하는 현재의 슈퍼카들과는 차이가 있지만 당시로서는 무시무시한 힘이었다. 전자장비에 의존하는 요즘 차들의 인공적인 느낌이 아니라 날것과 같은 원초적인 주행 감성을 간직했다.

아우디 RS의 시초인 1994년식 RS2는 왜건의 겉모습 안에 강렬한 질주본능을 숨기고 있다. 팀 테스트드라이브 제공
아우디 RS의 시초인 1994년식 RS2는 왜건의 겉모습 안에 강렬한 질주본능을 숨기고 있다. 팀 테스트드라이브 제공

아우디 고성능모델(RS)의 시초인 94년식 ‘RS2’도 카쇼를 빛낸다. 포르쉐와 아우디가 협력해 만든 RS2는 2.2ℓ 터보 엔진으로 당시 4ℓ 엔진보다도 높은 315마력을 뿜어냈다. 아반트(지붕이 뒤까지 수평으로 연결된 차) 모델만 나와 겉으로는 가족용 차처럼 보이지만 속에는 빠르고 강렬한 질주 본능을 숨기고 있다. 포르쉐 공장에서 2,800여대만 한정생산, 수집가들에게는 최상위 아이템 중 하나다.

최근 완공돼 카쇼 행사장으로 사용되는 엠파크 허브 조감도. 동화엠파크 제공
최근 완공돼 카쇼 행사장으로 사용되는 엠파크 허브 조감도. 동화엠파크 제공

올해 카쇼는 지난해 행사장인 엠파크 랜드 옆에 완공된 엠파크 허브에서 열린다. 엠파크 허브는 연면적 9만5,000㎡에 자동차 3,630대를 동시에 전시할 수 있는 규모를 자랑한다. 동화엠파크ㆍ한국쉘석유ㆍCar 매거진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의 입장료는 없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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