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1발 발사 직후 공중 폭발
한미 정보공유 제때 안된 듯
북한이 지난 15일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무수단’ 1발을 발사했지만 실패했다. 군 당국은 미사일 발사가 이뤄진 지 하루가 지나 발사 사실을 발표해 늑장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16일 “북한이 15일 낮 12시33분께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 비행장 인근에서 무수단 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발사했지만, 발사 직후 실패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발사 수 초 만에 공중 폭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거리 약 3,500km의 무수단 미사일은 미국령 괌 기지를 타격권에 두고 있다.
북한은 무수단을 지난 4월15일부터 다섯 차례 발사 실패했다가 6월22일 여섯 번째 만에야 성공시켰다. 그러나 이날 일곱 번째 발사가 다시 실패로 돌아가며, 북한은 무수단의 성능을 재차 입증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이번 발사가 자충수가 된 셈이다.
북한이 실패 위험을 감수하면서 재차 무수단을 발사한 것은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최근 발언에 대한 반발 성격이 커 보인다. 러셀 차관보는 12일 “(북한이) 핵공격을 수행할 향상된 능력을 가질 수 있겠지만, 그러고 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바로 죽는다”며 강한 어조로 김 위원장을 압박했다. 또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10월10일) 전후로 별다른 도발을 벌이지 않다가 한미 간 대규모 연합훈련인 ‘불굴의 의지’가 종료되는 날에 맞춰 ‘뒷통수 때리기’ 식으로 무력도발을 감행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군 당국이 무수단 발사 이후 19시간 지난 16일 오전7시께야 뒤늦게 이를 발표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 당국의 발표는 미국 전략군사령부가 이날 새벽(한국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이런 사실을 공개한 이후에야 이뤄졌다. 군 관계자는 “발사된 미사일이 무수단이 맞는지 분석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어렵게 발사를 성공시킨 무수단 미사일을 실패의 위험성을 감수하면서 또 쏘겠느냐는 의구심이 있었다는 뜻이다.
반면 한미 간 긴밀한 정보공유가 이뤄지기 않았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우리 군은 그린파인 레이더와 이지스함의 SPY-1D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시한다. 하지만 이번 발사처럼 발사 직후 폭발한 경우는 우리 감시자산만으로 포착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미측 정찰위성 정보가 우리 군에게 제때 공유되지 않으며 우리군의 자체적인 판단도 늦어졌을 것이란 관측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