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 조코비치(29ㆍ1위ㆍ세르비아)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상하이 롤렉스 마스터스(총상금 545만2,985달러) 준결승에서 고배를 마셨다.
조코비치는 지난 15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대회 4강전에서 로베르토 바티스타 아굿(28ㆍ19위ㆍ스페인)에게 세트스코어 0-2(4-6 4-6)으로 패했다. 지난해 챔피언인 그는 이 대회에서만 바티스타 아굿에게 5전 전승을 거두다 이날 처음 덜미를 잡혀 시즌 10번째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조코비치는 이날 라켓을 세 차례나 연속 바닥에 내리 치고, 셔츠를 찢는가 하면 주심에게 불같이 화를 내는 등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전날 미샤 즈베레프(29ㆍ110위ㆍ독일)와의 8강전 도중 29차례의 실수를 저지르고도 어깨를 으쓱하거나 콧노래를 부르며 진정하던 모습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주심에 대해 “그는 이 쇼의 주인공이었다. 그게 그가 오늘 바라던 바였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경기 도중 공을 새 것으로 바꾸려던 그는 시간을 지체한다는 이유로 파울을 당했고, 경기 막바지에는 주심에게 대들었다가 테크니컬파울까지 얻었다.
조코비치는 시즌 초반 상승세와 달리 다소 주춤한 상태다.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에서 연달아 우승하며 승승장구 하는가 싶었지만, 이후 윔블던과 리우올림픽, US오픈에서는 연달아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 대회에서 4강 진출에 그친 조코비치는 랭킹 포인트 640점을 잃은 셈이 됐다. 다음 주 발표되는 세계 랭킹에서 1위 자리는 유지하지만, 랭킹 포인트가 1만2,900점으로 줄어들게 돼 남은 시즌 앤디 머레이(29ㆍ2위ㆍ영국)의 성적에 따라 세계 랭킹 1위 자리도 빼앗길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머레이는 “올해 1위가 되기는 어렵다. 그러려면 올해 남은 경기에서 거의 전승을 거둬야 한다”면서 “일단 최선을 다해 올해를 마무리하고 2017년 상반기에 1위를 노려보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윔블던과 리우올림픽을 우승한 그는 한 번도 세계 1위에 오른 적이 없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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