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유세과정에서 보여준 모습과 달리 과거 금융업계와 자유무역에 대해 친화적인 발언을 일삼았다는 증거가 폭로전문 위키리크스에 의해 공개됐다.
위키리크스는 15일(현지시간) 클린턴이 2013년 국무장관직을 떠난 후 골드만삭스가 마련한 행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발언을 한 연설 원고 전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공개된 원고에는 월스트리트의 부패와 관련해 이뤄진 2013년 10월 강연에서 클린턴이 “자신의 지역구 주민들이 직업을 잃고 사업체가 문을 닫는데 모든 언론이 월스트리트 금융사들의 잘못이라고 지적하는 상황에서 선출직 의원이 한가롭게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다”고 한 발언이 담겨있다. WSJ은 “클린턴은 친 기업적인 연설의 대가로 총 67만5,000달러(약 7억6,000만원)의 고액 강연료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원고에 따르면 클린턴 후보는 버락 오바마 정부가 추진해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도 드러냈다. 이는 대선 과정에서 노동자의 표심 확보를 위해 ‘TPP 반대’ 등 어느 정도 보호무역 기조를 유지해온 클린턴의 행보와 배치되는 부분이다.
또 클린턴 후보가 부유한 기업인의 공직 진출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원고에는 나타나 있다. “성공한 기업인들이 공직에 더 많이 진출하는 것을 보고 싶다” “재정이 탄탄한 기업인은 어느 정도의 자유를 갖고 있다”는 등의 연설 내용이 원고에 담겨있었다.
WSJ은 이번에 공개된 원고는 위키리크스가 클린턴 캠프의 존 포데스타 선거운동본부장의 이메일을 해킹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클린턴 후보 캠프 측은 원고의 진본 여부에 대해 확인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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