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모두 묶인 채 쓰레기봉투에 담겨 버려졌던 고양이가 인근을 지나던 시민과 유기동물보호 기관의 도움으로 생명을 건졌다.
이경미 천안유기동물보호소장은 16일 새벽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날 밤 충남 천안 서북구 성정공원 인근 쓰레기장에 3살 발이 묶인 채 쓰레기봉투에 담겨 버려진 고양이가 발견됐다”는 글을 올렸다.
이 소장은 “전날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던 한 시민이 쓰레기장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 가보니 녹색 옷을 입은 고양이가 100ℓ짜리 쓰레기봉투에 담긴 채 버려져 있다고 신고해 왔다”고 했다. 그는 고양이는 앞발과 뒷발이 천으로 꽁꽁 묶인 채 음식물 쓰레기와 함께 버려져 있었으며, 그대로 방치됐을 경우 질식으로 생명을 잃을 뻔했다고 설명했다.
발견된 고양이는 동물병원의 진단 결과 오른쪽 눈 각막 손상과 송곳니 파절(2개), 뒷다리 이상 등이 확인돼 지속적인 학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소장은 “고양이는 많이 다친 데다 쓰레기봉투에 방치돼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로 쇠약해진 상태”라고 말했다.
동물보호단체인 케어는 이 고양이가 버려진 경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 현상금 100만원을 내걸고, 고양이 유기를 목격한 주민이나 차량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 등을 찾고 있다.
이 소장은 “유기 장소 바로 뒤가 공원인데 키우기 싫다면 차라리 풀어주면 되지 도대체 뭐 하는 짓이냐”고 꼬집으며 “옷을 입고 있다면 유기된 고양이로 볼 수밖에 없다. 학대와 유기가 확인되면 사법당국에 시민단체 등과 고발하는 것도 생각 중이다”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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