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황지영]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무사히 해냈다.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보이콧, 악천후라는 악재를 이겨내고 열흘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조용했지만 영화제를 향한 응원의 목소리는 높았다.
폐막식은 지난 15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배우 김민종, 최여진의 사회로 진행됐다. 올해의 배우상은 '꿈의 제인'의 두 주인공 구교환, 이민지가 수상했다. 장편영화 경쟁부문인 뉴커런츠상은 중국 왕수에보 감독의 '깨끗한 물속의 칼'과 중국 장치우 감독의 '아버지의 마지막 선택'에게 돌아갔다. 아프가니스탄 나비드 마흐무디 감독의 '이별'은 특별 언급상에 호명됐다.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에 따르면 행사 기간 내 총 관람객 수는 16만5,149명에 그쳤다. 지난해 22만7,377명 보다 무려 27.4%(6만2,228명)나 줄었다. 관람객 감소 이유는 개막 전날인 5일 갑작스레 닥친 태풍 차바, 영화 '다이빙벨' 사태로 촉발된 부산시와 영화제의 갈등과 그에 따른 감독과 배우들의 보이콧 여파로 풀이된다.
특히 '다이빙벨' 사태(2014년 서병수 부산시장이자 조직위원장이 '다이빙벨' 상영을 반대하면서 영화제 측과 갈등을 겪고 있다)는 영화제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부터 김동호 민간이사장 체제로 출범했지만 영화인들은 보이콧을 완전히 풀지 않았다.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 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는 부산시장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이용관 전 위원장의 명예회복 등을 보이콧의 이유로 들었다. 이에 따라 스타들의 발걸음이 줄었고 자연스레 팬과 관객도 감소했다.
영화제에 참석한 영화인들은 "부산국제영화제를 응원한다"는 목소리를 내며 표현의 자유와 영화제 개최의 독립성을 지지했다. 자원봉사자들은 물론 관객들까지 한마음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응원했다. 한 관객은 "보이콧도 영화제를 응원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스타들이 없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부산국제영화제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폐막식에 앞서 열린 영화제 결산 기자회견에 참석한 영화제 집행위원장이자 배우 강수연은 "올해 행사 준비를 하면서 식구들끼리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영화제에 대한 기대와 애정이 크다는 걸 확실히 느꼈다. 영화제는 우리의 것만이 아니라 아시아 영화에 대한 책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책임과 연대를 가져야만 세계영화 시장에서 아시아 영화가 자리를 굳건히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개막작인 한국 장률 감독의 '춘몽'을 비롯해 69개국 299편의 영화가 초청됐다. 부대행사로 열린 아시아필름마켓에는 24개국 157개 업체가 참가해 세일즈부스 62개를 운영했다. 아시아프로젝트마켓에서는 국제 제작자와 투자자들 간의 550여 회의 미팅이 진행되는 등 활발한 국제교류가 이뤄졌다. 예산은 줄었지만 세일즈부스는 전년도 수준을 유지했고 참가자는 소폭 상승했으며 신규 바이어도 증가했다.
강수연은 "여러 악재 속에서도 최선을 다한 영화제였다. 앞으로 영화제의 주인이자 든든한 밑거름인 관객들을 위한 알찬 프로그램으로 보답하겠다"며 내년을 기약했다.
사진=임민환 기자
황지영 기자 hy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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