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조성환(46) 제주 유나이티드, 노상래(46) 전남 드래곤즈 감독이 하루아침에 수석코치로 강등되는 ‘촌극’이 벌어졌다.
제주는 14일 조성환 감독을 수석코치로 내려 보내고 김인수(45) 전 포항 스틸러스 코치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전남도 송경섭(45) 전 FC서울 코치를 새 감독으로 영입하고 노상래 감독이 수석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팀 성적이 안 좋아서가 아니다. 제주와 전남은 현재 각각 3위와 5위로 상위그룹(1~6위) 진출에 성공한 상태다. 문제는 지도자 자격증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내년부터 챔피언스리그에 나오는 팀의 감독은 최상위 지도자 자격증인 P라이선스를 반드시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AFC는 내년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에 속한 각 팀들에게 이달 28일까지 선수단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클래식 1~3위까지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데 제주와 전남도 출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조 감독, 노감독은 P급이 없고 바로 아래인 A급 자격증만 있어 급히 P라이언스가 있는 감독들을 모셔온 것이다.
결국 감독 교체는 규정을 지키기 위한 구색일 뿐 실질적으로는 조성환, 노상래 감독이 기존처럼 팀을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챌린지(2부 리그) 부천FC1995도 같은 이유로 송선호(50) 감독과 정갑석(47) 수석코치가 자리를 맞바꿨다. 부천은 정 수석코치가 P라이선스 보유자다. 부천은 현재 FA컵 4강에 올라 있어 FA컵 우승 팀에 주어지는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딸 수도 있는 상황이다.
K리그 구단들의 미숙한 행정력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AFC와 프로축구연맹은 이 규정을 수 년 전부터 공지했다. 하지만 이들 구단은 아무 준비 없이 손 놓고 있다가 이 같은 해프닝을 자초한 것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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