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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담벼락이 세상의 전부… 뒷다리 한쪽이 잘린 채 버려진 강아지

입력
2016.10.1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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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어주세요] 83. 3개월 추정 혼종견 보보

뒷다리 한 쪽이 없지만 뛰어다니며 친구들과 놀기 좋아하는 보보. 동물자유연대 제공
뒷다리 한 쪽이 없지만 뛰어다니며 친구들과 놀기 좋아하는 보보. 동물자유연대 제공

시멘트 담벼락만을 의지한 채 온종일 앉아만 있는 강아지가 있었습니다. 지나가던 시민은 강아지를 지나치지 못하고 다가갔지만 강아지는 움직이지도 못하고 눈만 겨우 맞추고 있었습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시민은 강아지에게 먹을 것을 챙겨주었지만 음식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의식도 희미해져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자유연대에 도움을 요청했고, 강아지는 구조될 수 있었습니다.

강아지의 몸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뒷다리 한쪽이 잘려 나간 채였고, 그 부위가 괴사하면서 작은 구더기들이 들끓고 있었습니다. 워낙 영양 상태가 좋지 않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황이라 기력을 조금씩 회복해가면서 괴사한 다리 절단 수술을 마쳤습니다.

보호소 활동가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는 보보. 동물자유연대 제공
보호소 활동가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는 보보. 동물자유연대 제공

죽음의 위기를 넘긴 강아지는 보보(3개월 추정·암컷)라는 새 이름도 얻었습니다. 처음에는 잔뜩 주눅이 든 채 겁이 많은 아기였던 보보가 언제 아팠냐는 듯 1.5㎏의 작은 체구에 귀여운 외모로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활동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합니다. 다리 한쪽이 없는 건 보보에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요.

노령견들은 ‘개너자이저’보보의 재롱을 조금 귀찮아 한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노령견들은 ‘개너자이저’보보의 재롱을 조금 귀찮아 한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요즘은 이빨이 나기 시작하면서 패드나 신문지를 물어 뜯는 강아지 특유의 귀여운 말썽도 늘었습니다. 다른 친구들과도 잘 지내는데 너무 놀자고 들이대다 보니 나이든 개들은 보보의 재롱을 조금 귀찮아한다고 해요.

보보는 뒷다리 한쪽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 체중조절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몸의 균형이 틀어지면 척추가 안 좋아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래요. 관절영양제 등으로 꾸준히 관리를 해야 하고요.

힘든 수술을 마치고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보보.
힘든 수술을 마치고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보보.

시멘트 담벼락이 세상의 전부였던 보보에게 ‘구조’라는 기적이 다가온 것처럼 이제 귀염둥이 막내로 받아들여 줄 ‘가족’이라는 또 한번의 기적을 기다립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가족을 기다리는 보보의 깜찍 발랄 영상보기

수술을 마치고 활동가의 품에 안겨 남양주 반려동물복지센터로 온 보보. 동물자유연대 제공
수술을 마치고 활동가의 품에 안겨 남양주 반려동물복지센터로 온 보보. 동물자유연대 제공

▶입양문의: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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