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음악카페 등 설치, 내년 3월 착공
고(故) 신해철을 기리기 위한 경기 성남시의 ‘신해철 거리’조성 사업이 윤곽을 드러냈다.
성남시는 분당구 수내3동 발이봉로 3번길 입구∼수내어린이공원 160m 구간을 ‘신해철 거리’로 새 단장하기로 하고 이달 말까지 실시설계를 끝낸 뒤 내년 3월 착공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마무리 단계인 설계안을 보면 지난해 9∼11월 정책연구 용역에서 제시한 시설물이 대폭 축소됐다. 주택가임을 감안해 상징게이트(입구)와 추모공간(중앙부), 원형벤치(느티나무 가로수 사이) 등 크게 세 가지로 줄었다. 외부 공연장은 주민에게 소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보고 실내 음악카페를 만들어 고인의 음악과 라디오방송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고인이 사용하던 작업실은 건물주, 유족 측과 협의해 공개할 예정이다.
애초 시는 정책연구 단계에서 고인이 진행했던 라디오 프로그램 이름을 딴 ‘고스트 스테이션’ 부스, 초지향성 스피커를 갖춘 음악벤치 ‘마왕의 의자’, 간이 공연장 겸 소통 공간 ‘뮤직박스’ 등을 조성하는 구상을 내놨다.
그러나 해당 구간이 불곡산 녹지축으로 연결되는 주택가 보행자 도로인 점을 고려해 인공 시설물을 줄이고 느티나무와 단풍나무, 벚나무, 철쭉 등 가로수 환경을 살리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시는 지난 2014년 10월27일 세상을 떠난 그의 생전 작업실 주변에 추모거리를 조성하자는 시민 제안을 받아 ‘신해철 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해 왔다. 9차례에 걸친 조성위원회 회의와 지역주민 설명회를 진행, 디자인을 다듬었다.
성남시 관계자는 “주민과 팬 등이 아끼고 사랑하는 문화의 거리로 조성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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