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1인자 박성현(23ㆍ넵스)이 특유의 몰아치기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무대 정상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박성현은 14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 오션코스(파72ㆍ6,364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KEB 하나은행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버디를 9개, 보기 2개를 묶어 7언더파 65타를 때렸다. 전날 이븐파 72타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박성현은 중간합계 7언더파 137타로 선두 브리타니 랭(31ㆍ미국)에 3타 뒤진 공동3위로 도약,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1라운드와 달리 박성현은 버디 기회를 거의 놓치지 않았다. 대회를 한차례 거른 탓에 퍼트할 때 거리감이 다소 무뎠던 박성현은 2라운드에서 그린 스피드에 거의 완벽하게 적응했다. 경기를 시작한 10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낸 박성현은 11번홀(파4)에서 1타를 잃었지만 이후 3개홀 연속 버디쇼를 두 차례나 펼치며 신바람을 냈다.
박성현은 “어제 그린에 적응하지 못해 버디 기회를 많이 살리지 못했지만, 오늘은 그린 플레이가 잘 됐다”면서 “경기 초반에는 아이언샷이 다소 흔들렸지만 금세 나아졌다”고 말했다. 작년 이 대회 1라운드에서 10언더파 62타를 쳐 코스레코드를 갈아치운 좋은 기억도 플레이에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전날 티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한 데 이어 어프로치샷 톱볼 실수로 더블보기를 적어냈던 8번홀(파3)에서 3퍼트 보기가 옥에 티였다. 박성현은 “안되는 홀은 계속 안 되는 경향이 있는데 내일 잘 극복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랭은 버디 5개에 15번홀(파4) 샷 이글을 잡는 행운까지 겹쳐 7타를 줄여 중간합계 10언더파 134타로 선두에 나섰다.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한 랭은 “우승 이후 부진했지만, 자신감은 확실히 높아졌다”면서 “(나를)알아보는 사람도 많아져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첫날 단독 선두에 올랐던 한국계 앨리슨 리(21ㆍ한국 이름 이화현)는 2언더파 70타를 쳐 랭에 1타 뒤진 2위로 내려앉았다. 앨리슨 리 역시 15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홀에 빨려 들어가는 샷 이글의 행운을 누렸다.
노장 크리스티 커(39ㆍ미국)가 박성현, 랭과 함께 데일리베스트인 7언더파 65타를 쳐 공동3위에 올랐다. 커는 전날 은퇴한 박세리(38ㆍ하나금융그룹)와 1997년 퀄리파잉스쿨 동기생이다.
김인경(28ㆍ한화)이 공동5위(6언더파 138타)에 자리 잡은 가운데 OK 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을 제패한 김민선(21ㆍCJ오쇼핑)이 5언더파 67타를 쳐 공동7위(5언더파 139타)로 올라섰다.
전인지(22ㆍ하이트진로)는 이틀 연속 이븐파를 적어내 공동33위(144타)에 머물렀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ㆍ뉴질랜드)는 3타를 줄였지만 전날 부진 탓에 전인지와 함께 공동33위에 그쳤다. 세계랭킹 2위 에리야 쭈타누깐(21ㆍ태국)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1오버파 73타를 쳐 공동47위(2오버파 146타)로 밀렸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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