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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계곡 섹시한 단풍 속으로

입력
2016.10.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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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짙어지고 있다. 경북 봉화 백천계곡의 가을 풍경.
단풍이 짙어지고 있다. 경북 봉화 백천계곡의 가을 풍경.

지난 번 안내한 설악산 오대산 자락의 단풍에 이어 이번엔 치악산 태백산 월악산 자락의 단풍 비경지들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치악산 부곡계곡

강원도의 다른 산들도 설악ㆍ오대산 못지 않은 단풍 풍경을 품고 있습니다. 그 중에 저는 치악산을 소개해드리고 싶은데요. 치악산은 1984년에 지정된 국립공원입니다. (참고로 국립공원은 나라에서 관리를 하는 곳을 말하는데, 쉽게 말해 그 만큼 자연, 역사, 문화등 보존 해야 할 가치가 많이 있는 곳을 할 가치가 있는 곳을 말합니다. 그래서 어디로 가야 할지 잘 모를 때는 국립공원으로 가면 최소 60점 이상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치악산에서 소개를 해드릴 곳은 부곡탐방지원센터가 있는 부곡계곡입니다. 보통 치악산에는 구룡사계곡 쪽으로 단풍 관광객이 몰립니다. 대신 정반대쪽의 부곡계곡은 좀 더 한가롭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부곡계곡은 치악산 비로봉의 동남쪽에 위치한 곳으로 부곡리마을에서 더 이상 길이 이어지지 않는 외통수길입니다. 가는 길은 영동고속도로 새말IC에서 42호선 국도를 타고 둔내방향으로 향합니다. 찐빵이 유명한 안흥면에서 411번 지방국도를 이용하여 강림면으로 향합니다. 강림면을 지나 부곡탐방안내소까지 가시면 됩니다.

부곡계곡과 곧은치 계곡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청정 그 자체입니다.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 그리고 걷기 쉬운 길 때문에 봄 여름 가을 겨울 할거 없이 가기 좋은 곳입니다. 곧은치골은 골짜기가 워낙 깊고 물이 많은 곳이라 올해 같이 가물었을 때에도 단풍이 좋은 곳 중의 한 곳입니다.

종주산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원점으로 다시 돌아와야 하는 길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 올 수 있는 여정의 곳입니다. 왕복으로 약 8.2km 약 3시간 30분 정도 소요가 되며, 부곡탐방안내소에서 나무다리 2개를 건너 곧은치고개까지 찍고 다시 원점 회귀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봉화 백천계곡

다음 소개해드릴 곳은 경북 봉화군 석포면 대현리에 위치한 백천계곡입니다. 백천계곡은 태백산자락에서 봉화쪽으로 뻗은 계곡입니다. 올해 지정된 태백산 국립공원구역 안에 포함된 곳입니다. 계곡은 세계 최남단의 열목어 서식지입니다. 열목어는 빙하시대에 살던 어족으로 세계적인 희귀종입니다. 물이 맑고 수온이 낮은 곳에서만 서식할 수 있는 물고기가 서식하는 곳이 바로 이 백천계곡입니다. 그럼 이 백천계곡은 물이 정말 차다는 말이고, 계곡물이 차다는 이야기는 그 골짜기가 깊다는 걸 유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 백천계곡이 더욱 더 신비로운 것은 계곡이 보통 상류로 올라 갈수록 물의 양이 적은 반면에 이 곳을 상류로 올라 갈수록 물의 수량이 더 많아지는 곳입니다. 물이 차고 상류로 갈수록 물이 많아지고 소나무외에 참나무류가 많아 단풍색도 예쁜 곳이 바로 백천동계곡입니다.

백천계곡을 가는 길은 풍기로 해서 봉화, 현동에서 태백으로 가는 길로 가는 길과 충북 제천에서 영월로 태백을 거쳐 석포로 가는 길이 있습니다.

제가 이곳을 찾아간 건 2007년 한 지인의 권유를 받아서입니다. 13년 만에 개방되는 계곡이 있다는 그 말에 솔깃했습니다. 여름에도 시원한 이끼계곡, 아무도 모르는 깊은 계곡이라는 말을 듣고 무작정 찾아갔습니다. 동네 분과 함께 돌아보며 피부로 와 닿았던 백천계곡의 공기의 느낌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뭔가 기운이 흐르는 신비로운 계곡 같았습니다. 5월에 이끼, 10월 중순 단풍이 붉게 물드는 순간은 어느 산보다 더 아름답고 섹시한 곳이라고 단언하며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월악산 만수골자연탐방로ㆍ하늘재

세 번째는 월악산 국립공원에 위치한 만수골자연탐방로 계곡과 문경의 하늘재입니다. 월악산은 제가 수도권에 사시는 분들에게 자주 권하는 여행지입니다. 이런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서울에서 멀지 않고 자연적이며, 경치랑 공기 좋고 힐링할 수 있는 곳 좀 추천 해주세요 라고. 전 이런 질문에 한치의 망설임 없이 월악산이라고 말씀을 드립니다. 월악산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생기면서 더 가까워졌습니다. 서울에서 안 막힌다면 2시간이면 갈 수 있고, 깊은 골짜기와 충주호반 넓은 계곡, 캠핑장, 등산까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국립공원이라 또 믿을 수 있구요.

월악산 어느 곳이나 단풍이 아름답지만 좀 더 한가롭게 편하게 단풍을 즐기고 싶다면 두 곳을 소개하겠습니다. 우선 만수골 자연탐방로는 만수계곡에 위치 한 곳으로 국립공원에서 약 2km정도를 탐방로로 조성을 한 곳입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걸을 수 있는 곳이며 데크로 만들어 놔서 가장 쉽게 가장 편하게 단풍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봄과 여름에는 한국자생 야생화를 곳곳에 심어두어 야생화를 즐길 수 있으며, 아이들과 함께 간다면 국립공원에 생태해설을 의뢰해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우리나라에서 문헌에 기록된 가장 오래된 옛 고갯길인 하늘재는 월악산 미륵리 미륵사지에서부터 시작이 됩니다. 짧은 거리라 왕복으로 다녀와도 1시간 30분이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습니다. 이 길이 생긴 건 약 2,000년 전이라고 하니 이 길을 그간 몇 명이나 걸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번 해보며 단풍과 옛길의 정취를 느끼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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