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택배방식 불편 호소
쿠폰 지급안 변경 검토
복지부 승인 받아야 가능
전북 전주시가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생리대의 전달방법을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5월 ‘신발 깔창 생리대’ 파문 직후 6월부터 자체 기금을 들여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택배로 생리대를 지급하고 있지만 학생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전주시에 따르면 최근 전주시보건소와 시청 관련 부서에는 택배로 전달하는 방법이 불편하다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시가 발송한 택배 박스에는 생리대가 일괄적으로 들어있지만 학생들은 각각 다른 신체특성을 갖고 있어 ‘생리대 사이즈가 다르다’, ‘다른 생리대 제품 사용으로 피부에 부작용이 발생한다’ 등의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는 택배 전달 방식을 쿠폰 지급방식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쿠폰을 받은 당사자들이 직접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구입해 이용하는 방안이 현실적으로 바람직하다는 의견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최근 지방자치단체에 전달한 ‘저소득층 여성청소년 생리대 지원사업 안내 지침’에 근거하면 전달 방식을 택배에서 쿠폰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보건복지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절차적 문제가 남아있다.
시는 이번 추경에서 긴급 편성된 3개월분(10∼12월)의 재정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복지부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전주지역 대상자는 현재 690여명에서 2,400여명으로 크게 늘어 복지부의 신속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5월 전주시는 생리대 파문 직후 공공장소나 학교를 통해 생리대를 지급하던 일부 자치단체와 달리 학생들의 수치심을 최소화하기 위해 택배로 가정에 보내주는 방법을 유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주변 눈치를 보는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해 택배로 생리대를 전달하고 있지만 불편한 점이 발생해 쿠폰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며 “복지부에서 이를 신속히 수용해준다면 학생들의 불편을 빨리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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