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춘선과 강촌, 전설의 MT코스
야외 액티비티 갖춰 새로운 매력
경춘선이 지나는 강촌은 북한강의 물안개만큼이나 우리의 추억을 자극하며 설레게 하는 곳이다. 이제 막 시작하는 수줍은 연애의 필수 코스였으며, 떼거리 청춘들의 하룻밤 추억을 쌓던 엠티(이하 MT) 명소이기도 했다. 이젠 구불구불한 단선 철로 위의 무궁화호 대신 반듯하게 펴진 복선의 철로 위로 전철이 지나고 있다.
누구에겐 무궁화호의 느긋함이, 또 다른 누구에겐 전철의 쾌적함이 떠오르겠지만 강촌의 설렘은 여전히 유효하다. 강촌 주변의 옛 역사 주변엔 야외 액티비티들이 즐비하게 마련돼 있다. 옛 기억에 응답하고 싶은 어른들에게, 또는 여행으로 중간고사의 고단함을 털어버리고 싶은 대학생들에게 강촌으로 떠나는 야외 액티비티 MT를 추천한다. 올 가을에는 익숙한 장소에서 색다른 MT를 통해 스트레스를 날려보자.
김유정역 폐역과 레일바이크
김유정역 신역사에서 나오면 왼편에 김유정역 폐역과 함께 지금은 달리지 않는 무궁화호가 있다. 기관차를 포함한 세 칸의 무궁화호는 북카페로 변모했다. 외부에서 간단한 음료를 사서 옛 기차 테이블에 앉아 쉴 수 있다. 이색적인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으니 단체사진을 남기기에 좋다.
역사의 오른편에는 레일바이크 승강장이 있다. 중고생의 수련회나 단체 야유회 장소로 인기다. 옛 경춘선 레일을 따라 약 6km를 달려 휴게소를 경유한 후, 낭만열차로 갈아타고 강촌역 페역에 도착한다. 과거 기차에서 보던 북한강과, 중간중간 음악이 나오는 터널을 비롯하여 계절마다 다른 꽃들을 만나볼 수 있다.
레일바이크는 김유정역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시간 정각에 출발하여 총 1시간 20분이 소요된다. 2인승은 2만5,000원, 4인승은 3만5,000원. 펜션이 많은 강촌역에서 다음 일정을 이어가도 좋고, 매시 20분에 출발하는 셔틀을 타고 다시 김유정역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자세한 내용은 강촌 레일파크 홈페이지(http://www.railpark.co.kr).
강촌역 폐역과 ATV(All-Terrain Vehicle)
레일바이크를 타고 도착한 강촌역 폐역은 그 자체로 추억이다. 철로는 사라졌지만 승강장에는 과거 이곳을 방문했던 이들의 낙서가 그대로 남아있다. 그라피티(graffiti)가 있는 승강장 터널과 옆으로 내려다보이는 북한강이 어울려 시원하다.
근처에는 ATV를 대여할 수 있는 곳이 많다. 운전면허가 없더라도 간단한 교육을 받은 후 강촌의 비포장도로에서 사륜구동 바이크의 힘을 느낄 수 있다. 단체로 ATV를 타고 벌이는 쫓고 쫓기는 레이싱은 짜릿하다.
특히 근처 ‘강촌테마랜드’에서는 ATV뿐 아니라 다른 종류의 액티비티도 즐길 수 있다. 주행장 내에서 가볍게 카트를 즐길 수 있으며 모의 총싸움을 할 수 있는 서바이벌 게임장과 래프팅 장비도 마련돼 있으니 단체 액티비티로 제격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www.gangchonland.com).
요즘의 대학생들에게 MT는 하룻밤 술자리 정도의 의미로 각인되는 듯하다. 여유를 찾기 힘든 일상 탓에 멀리 떠나기 힘드니 금요일 수업을 마친 후 도심에서 MT를 즐기고 해가 뜨면 헤어진다. 학기 중에는 근처 레지던스에서 MT를 즐긴 기억이 많다는 대학생 권세희(21)씨는 강촌에서 액티비티를 즐기는 MT에 대해 시간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도 술자리만 갖는 것보다 서로 더욱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관심을 보였다.
민준호 인턴기자(서울대 사회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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