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햄프셔주 힐러리 지원유세서 트럼프 맹공…'트럼프 저격수' 자처
美언론 미셸 여사 집중 조명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여사가 13일(현지시간) 각종 여성 비하 및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미셸 여사는 이날 뉴햄프셔 주(州) 맨체스터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지원유세 도중 최근 폭로된 트럼프의 11년 전 '음담패설 녹음파일'과 더불어 일련의 과거 성추행 논란을 비판하면서 "이런 것들은 내가 전혀 예측도 할 수 없는 방식으로 내 '뼛속까지 충격'(shaken me to my core)을 줬다"고 말했다.
미셸 여사는 특히 떨리는 목소리로 "트럼프의 언행은 정상도 아니고 일반적인 정치도 아니다"면서 "수치스럽고 용납할 수 없는 것들"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이것은 단순한 외설적 대화도 아니고 (트럼프가 주장하는) 탈의실의 농담거리도 아니다"면서 "이는 힘 있는 한 개인이 우리 아이들이 TV를 켰을 때 혹시나 듣게 될까 봐 걱정하는 그런 음란한 언어로 자신의 성적 약탈자 행동을 거리낌 없이 대놓고 말하는 것이고, 또 여성에게 (강제로) 키스하고 더듬는 것을 자랑하는 그런 것"이라고 일갈했다.
미셸 여사는 "여러분이 어느 당에 속해 있는가는 중요한 게 아니다"며 트럼프의 언행은 국가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나쁜 선례가 되는 만큼 민주, 공화당원 할 것 없이 강력히 비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런 것을 참을 수도, 우리의 아이들에게 더 노출할 수도 없다. 우리 모두 박차고 일어나 '이제 더 이상은 안 된다. 당장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셸 여사는 또 "트럼프의 발언은 너무 충격적이고 모욕적이라 그 어떤 것도 오늘이 자리에서 반복해 옮기는 것조차 할 수 없다"면서 "그동안 내가 '모든 여성은 품위 있게 대우받고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해왔는데 지난 며칠 간의 일들은 종종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미 의회전문지 더 힐(The Hill)은 미셸 여사의 트럼프 비판 발언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그녀를 '힐러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평가했다.
MSNBC방송의 앵커 조이 리드는 트위터에서 "이것이 바로 미셸 오바마"라고 찬사를 보냈고, 허핑턴포스트는 "퍼스트레이디가 트럼프를 불로 지졌다"는 강경한 표현까지 동원해 미셸 여사의 발언을 소개했다.
트럼프는 현재 저속한 표현으로 유부녀 유혹경험을 자랑하는 2005년 10월의 음담패설 녹음파일이 지난 7일 폭로된 데다가 이후 트럼프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당 안팎으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도 앞서 지난 11일 노스캐롤라이나 주 지원유세에서 음담패설 녹음파일에 대해 "'그것이 옳지 않다'고 말하는 데는 꼭 누군가의 남편이거나 아버지일 필요 없이 그저 인간이면 된다"면서 "주요 정당의 후보가 저속한 표현을 입에 담는 것을 보는 날이 오리라고 절대 생각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현재 '힐러리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의 선봉에 서서 연일 트럼프를 공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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