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사고로 10명이 숨진 관광버스에서 탈출한 생존자는 사고 당시를 떠올리며 몸을 떨었다.함께 여행을 다녀온 동료 10명이 불붙은 버스 안에 갇혀 숨지는 현장은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었다.
사고 후 울산시 남구 좋은삼정병원에서 만난 한 사고 생존자는 "차 환기구와 창문을 깨고 나왔는데, 버스 안에 연기가 가득 차 있어서 비상용 망치를 찾기 어려웠다"면서 "그나마 버스 앞부분에 탄 승객은 창문 등을 깨고 탈출했는데, 중간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 숨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직후 차 안에는 비명과 함께 '비상망치가 어디 있느냐'는 외침으로 가득 찼다"고 밝혔다. 이 승객은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타이어 펑크와 관련해서 "타이어가 펑크났다는 느낌은 없었다"고 밝혀 경찰에서 "타이어가 펑크났다"고 한 운전자 진술과 대조를 보였다.
한국도로공사 CCTV에 찍힌 영상을 보면 비상등을 켜고 1차로를 달리던 사고 버스는 갑자기 2차로로 진로를 바꾼다. 앞뒤로 달리던 버스들 사이로 끼어든 버스는 제대로 진로를 찾지 못하고 오른쪽 콘크리트 분리대를 들이받는다. 200여m를 질주하며 총 3차례가량 분리대를 충격한 버스 뒷부분에서 갑자기 화염이 치솟는다.
경찰은 "오른쪽 앞 타이어가 터졌다"는 운전기사 진술에 따라 타이어 마모 등 버스 결함에 대해 조사하는 동시에 다른 사고 원인이 있는지도 검토하고 있다.
13일 오후 10시 11분께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경부고속도로 언양분기점에서 경주 IC 방향 1㎞ 지점을 달리던 관광버스에서 불이 났다. 버스에는 울산의 한 석유화학업체 퇴직자 부부 모임 회원들과 운전기사 등 20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 중 10명이 불이 난 버스에서 빠져 나오지 못해 숨졌다.
울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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