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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람] 다문화가정에 장학금 내놓은 필리핀대한체육회 윤만영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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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람] 다문화가정에 장학금 내놓은 필리핀대한체육회 윤만영 회장

입력
2016.10.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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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만영 필리핀대한체육회회장
윤만영 필리핀대한체육회회장

“고국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필리핀 2세들이 바르게 성장해 대한민국의 구성원으로 제 역할을 다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제97회 전국체육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한 필리핀대한체육회 윤만영(57) 회장은 지난 6일 천안지역 필리핀 출신 다문화가정 자녀 20명에게 1인 당 50만원씩 총 1,000만원의 ‘망고장학금’을 전달했다.

윤 회장은 “필리핀을 떠나 한국에서 열심히 사는 이주여성들의 모습을 보니 참으로 대견하고 자랑스럽다”라며 “작은 정성이지만 이번 장학금이 한국과 필리핀 상호간 유대를 돈독히 하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망고장학금은 필리핀 교포들이 십시일반 모은 것으로 2013년 인천서 열린 전국체전 때부터 시작해 올해로 네 번째다. 첫 해 4명의 장학생 선발로 시작한 이래 매년 수혜자가 늘어 올해는 20명에게 나눔을 전했다. 장학금은 매년 전국체전 개막 전 날 개최지에 거주하는 필리핀 출신 결혼이민자 자녀에게 지급하고 있다.

망고장학금은 윤 회장과 뜻이 맞는 몇몇이 필리핀 출신 결혼이민자에게 작은 도움을 주자며 의기투합하면서 비롯됐다. 처음에는 그때그때 성금을 모아 장학금을 전달했다. 필리핀과 한국을 잇는 가교역할을 하는 결혼이민자와 자녀에게 힘이 되는 ‘작은 정성’ 알려지면서 동참을 원하는 교민도 늘어 갈수록 규모가 커졌다. 이에 윤 회장은 체계적인 운영과 더불어 기금도 늘리기 위해 올해 ‘망고장학재단’을 설립했다.

필리핀대한체육회 임원들이 지난 6일 충남 천안지역 필리핀 출신 다문화가정 자녀에게 '망고장학금'을 전달하고 기념촬영 했다.
필리핀대한체육회 임원들이 지난 6일 충남 천안지역 필리핀 출신 다문화가정 자녀에게 '망고장학금'을 전달하고 기념촬영 했다.

윤 회장은 올해 전국체전에 97명의 선수와 임원을 이끌고 축구, 골프, 태권도 등 7개 종목에 출전했다. 필리핀대한체육회는 2001년 대한체육회 해외지부로 등록해 14년 째 전국체전에 참가하고 있다. 그는 4년 전부터 회장을 맡아 협회를 꾸려오고 있다.

올해 출전한 선수 대부분 30~40대 아마추어로 매년 3,000여명이 참가하는 선발전을 거쳐 출전하고 있다. 선수와 임원들은 대부분 기업인들로 고국의 체육축제에 참석하기 위해 짧게는 열흘, 길게는 보름씩 생업을 놓고 참가하고 있다.

윤 회장은 “필리핀에 거주하는 교민은 15만명 수준”이라며 “전국체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선수 선발전이 현지 교민사회에서는 큰 축제로 자리잡을 정도로 단합이 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 진천 출신인 윤 회장은 건설업을 하던 중 IMF(국제통화기금) 위기 때 어려움을 겪자 15년 전 필리핀으로 이주했다. 마닐라에서 LED와 보안시설 부품 생산 공장을 설립했다. 외국인이 사업하기 쉽지 않은 필리핀이었지만 그는 건설회사를 운영하면서 몸에 익힌 성실함을 바탕으로 종업원 50명, 연 매출 200만 달러 규모 중견기업 오너로 성장했다. 윤 회장은 “체육회가 교민사회의 화합과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나눔 실천에도 더욱 솔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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