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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과 공부 두토끼 잡기‘스포츠클럽’이 답이다

입력
2016.10.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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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대한체육회의 출범으로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상생에 대한 체육계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인라인 스케이트를 즐기고 있는 어린 꿈나무들. 대한체육회 제공
통합 대한체육회의 출범으로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상생에 대한 체육계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인라인 스케이트를 즐기고 있는 어린 꿈나무들. 대한체육회 제공

이기흥(61)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통합 대한체육회의 최우선 과제로 엘리트체육과 생활 체육의 화학적 통합이라는 주문이 끊이지 않는다. 겉 모양새는 통합됐지만 양 단체의 실질적인 통합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얘기다.

한국 스포츠는 과거 수십 년간 국위선양을 위해 엘리트 스포츠 발전에만 치중했던 게 사실이다. 덕분에 우리나라는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역대 최고인 종합 4위를 한 뒤 2000년 시드니 대회(12위)를 제외하고 올림픽에서 줄곧 10위권을 지킨 스포츠 강국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생활체육은 상대적으로 등한시했기 때문에 엘리트 체육만 비대해지는 불균형이 생겼다. 구 국민생활체육회에 따르면 2015년 생활체육에 참여한 청소년은 33.7%, 60대 이상은 17.2%에 그쳤다. 생활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체육활동을 즐기려는 사람은 늘어가는데 이를 수용할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이런 정책은 엘리트 선수들에게도 후유증을 낳았다. 어린 나이부터 승부의 세계에 매몰돼 있다 보니 학습 부진과 은퇴 후 제2의 삶에 대한 문제로 이어졌다. 지난 8일 ‘체육단체 통합을 통한 체육발전 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신승호 국민대 교수에 따르면 대학을 졸업한 뒤 프로 무대에 진출하는 학생은 전체의 5~10%에 그친다. 나머지 엘리트 선수들은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체육단체 통합은 그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기회다. 전문가들은 스포츠클럽의 활성화를 엘리트 스포츠와 생활체육의 조화를 위한 대안으로 꼽고 있다. 운동을 하고 싶은 학생 선수들은 전문 운동부에 가입하지 않고도 기량을 키울 수 있으며, 취미로 운동을 즐기려는 학생들에게도 문호가 열려 있는 범 스포츠클럽인 셈이다.

특히 6년째 시행되고 있지만 득보다 실이 더 많은 주말리그제보다 스포츠클럽은 공부하는 학생선수를 양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해야 프로선수가 되는 게 아니라 학업과 병행하며 운동에 재능을 발견하면 국가대표까지 될 수 있는 구조로의 전환이다.

체육회의 통합 이전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생활체육회가 전국에 걸쳐 보급하고 있는 K-스포츠클럽이 롤모델이다. K-스포츠클럽은 프로선수를 꿈꾸는 새싹들을 포함해 남녀노소가 저렴한 비용으로 원하는 스포츠를 배우고 즐기게 하기 위해 시작됐다. 2013년 9곳이 시범 운영을 시작했고, 2014년 9곳, 2015년 12곳이 문을 열어 현재 전국에 30곳이 있다. 손석정 남서울대 교수는 “현재는 종합형 스포츠클럽을 각 시ㆍ군ㆍ구 중심으로 운영하려고 하지만 국민들에게 더욱 다가가기 위해서는 읍ㆍ면ㆍ동 단위로 스포츠클럽이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국민에게 생활체육의 기회를 늘리는 한편 일자리 창출을 통해 갈 곳 없는 은퇴 선수들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다.

통합체육회 출범으로 이전까지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따로 치렀던 각종 대회도 하나로 묶는 체계로 일부 재편될 전망이다. 인재 풀이 넓어지고, 엘리트 선수로 육성하는 길도 넓어진다. 이는 이기흥 회장이 공약으로 내건 재정 자립으로 가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개최 단체 분리로 중복됐던 예산 낭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지금까지는 동호인들이 공공체육시설을 이용하려면 엘리트 체육 단체에 비해 평균 2~3배에서 최고 8배까지 비싼 이용료를 내야 했다. 이제 1,000만 생활체육 동호인들은 공공체육시설을 지금보다 훨씬 싸게 이용할 수 있고, 국민생활체육회 시절 예산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었던 시군구 생활체육회 등도 통합체육회를 통해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공동기획: 대한체육회ㆍ한국일보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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