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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계좌 스캔들’웰스파고 회장 결국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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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계좌 스캔들’웰스파고 회장 결국 사임

입력
2016.10.1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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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0일(현지시간) 존 스텀프 웰스파고 회장이 상원 청문회에 참석해 증언하고 있다. 스텀프 회장은 12일 모든 직위에서 전격 사임했다. AP 연합뉴스.
지난 9월 20일(현지시간) 존 스텀프 웰스파고 회장이 상원 청문회에 참석해 증언하고 있다. 스텀프 회장은 12일 모든 직위에서 전격 사임했다. AP 연합뉴스.

존 스텀프 웰스 파고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유령계좌 스캔들’ 책임을 지고 전격 사임했다. 자산 기준 미국 4대 은행으로 꼽히는 웰스 파고는 그간 고객 몰래 유령 계좌를 개설, 수백만 달러 규모의 부당 이익을 챙겨온 사실이 드러나 비난을 샀다.

특히 웰스 파고는 미국 대형 금융기관이 몰려있는 뉴욕 월스트리트가 아니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은행으로 월스트리트가 위험한 파생상품에 무모하게 투자할 때도 건실하게 은행 본연 업무에 충실해,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은행의 모범으로 떠올랐던 만큼, 최근 불거진 웰스 파고 스캔들은 금융업계에 큰 충격이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스텀프 회장이 12일(현지시간) 이사회에 서한을 제출해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서한에서 스텀프 회장은 “그간 회사 운영에 깊이 헌신하고 집중해왔지만, 이만 물러나는 것이 회사를 위한 최선의 결정이라는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스텀프 회장은 2007년 CEO에 임명된 뒤 2010년부터 회장직까지 겸해왔다. 차기 CEO 자리는 티머시 슬론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이어받는다.

웰스 파고는 직원 5,300명이 2011년부터 고객 명의를 도용해 입출금 및 신용카드 계좌 200만 개를 허위 개설한 사실이 밝혀져 9월 초 미 연방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으로부터 1억8,500만달러(약 2,000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후 웰스 파고 측은 관련 직원을 전부 해고했지만 해고된 직원들은 실적 압박에 내몰려 불법 행위에 손을 댔다고 맞섰다. 사측이 유령계좌가 개설된 사실을 알면서 사실상 묵인해왔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힘없는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는 질타가 웰스 파고와 스텀프 회장에게 쏟아졌다.

스텀프 회장은 지난 20일 상원 청문회에 불려가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에게서 ‘비겁한 리더십’이라는 질타를 받았다. 이어 웰스 파고 이사회가 그에게 지급된 스톡옵션을 박탈하고 급여 지급까지 중단하면서 스텀프 회장은 안팎으로 사퇴 압력에 시달렸다. 스텀프 회장의 후임인 슬론 사장은 “며칠 전부터 스텀프 회장이 내게 사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그는 모든 비난의 화살이 자기에게 쏟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스텀프 회장의 사임 소식을 들은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지난달 청문회에서 말했듯, 스텀프 회장은 사임해야 하고, 이 사기극이 벌어지는 동안 벌어들인 모든 수익을 반납해야 하고, 법무부 및 증권거래위원회 수사에 응해야 한다”며 “그는 이제 겨우 한 가지를 실천했을 뿐”이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강유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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