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댐 건설 당시 홍수로 침몰
수질 보호 차원서 뒤늦게 결정
44년 전 침몰해 지금까지 한강 물 속에 잠겨 있던 폐선이 인양된다. 정부는 내년까지 한강의 또 다른 수중 폐기물 유무에 대해 조사를 실시한다.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은 13일 경기 팔당댐 하류 800m, 수심 3m 지점에 침몰돼 있는 폐선 인양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길이 6~7m, 폭 3m의 폐선(중량 5~7톤)은 1972년 팔당댐 건설 공사에 동원된 배다. 침몰 원인은 건설 당시 발생한 홍수로 조사됐다. 인양 작업은 전문 잠수사 10여명이 폐선을 수중에서 절단하고 분리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수거된 폐선은 성분을 분석한 뒤 재활용하거나 매립할 계획이다.
침몰 이후 4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도록 인양이 지연됐던 이유에 대해 정부는 인양 필요성을 사전 조사하고,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 과정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다에 배가 침몰하면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인양을 하지 않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폐선이 2005년에서야 발견돼 후속조치가 늦게 이뤄진 탓도 있다.
정부는 조사 결과 해당 선박의 금속 등 자재가 시간이 흐르면서 부식하고, 유해물질이 강물에 유입돼 수질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인양을 결정했다. 특히 폐선이 있는 곳은 수도권 주민들의 주요 식수원인 잠실상수원보호구역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수돗물을 끌어오는(취수) 과정에서 정수 처리를 하기 때문에 마시는 물에 폐선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지만, 수질 보호 차원에서 인양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강에 침몰한 폐선은 또 있다. 경기 하남시 미사대교 하류 2㎞ 지점에도 1972년 홍수 때 침몰된 길이 30m, 폭 15m의 150톤 규모 골재채취 바지선(밑바닥이 평평한 화물 운반선)이 방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내년 초 해당 바지선의 인양에 필요한 연구용역 보고서 결과가 나오는 대로 재정당국과 협의해 관련예산을 확보하고, 인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인양은 빠르면 2018년에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인양에서 폐선과 함께 91년 팔당대교 붕괴 사고 때 강으로 추락한 2~4톤 규모의 철골자재 H빔(경기 하남시 팔당대교 하류 약 800m 지점)도 함께 인양하기로 했다. 정부는 내년 5월까지 팔당댐~잠실수중보 구간의 수중 폐기물 현황을 조사하며 다른 폐기물이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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