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이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현지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한국인 6명이 필리핀에서 피살됐다.
13일 외교부에 따르면, 11일 오전 7시 30분께(현지시간) 남성 2명과 여성 1명 등 한국인 3명이 필리핀 팜팡가주 바콜로시 소재 사탕수수 밭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바콜로시는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북서쪽으로 75km가량 떨어진 인구 3만 명의 소도시로, 여행경보 2단계인 황색경보(여행자제)가 내려진 지역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피살자 모두 머리에 총상을 입었으며, 이중 남성 1명은 다리, 여성은 손목에 테이프로 각각 결박된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청 과학수사담당관실에서 피해자 지문을 분석한 결과 3명 모두 40∼50대 한국인임을 확인했다. 남성 2명은 올해 8월 국내에서 홍콩으로 출국했고, 여성은 같은 달 필리핀으로 출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필리핀 현지 언론은 “필리핀 경찰이 피살 경위 등을 규명할 단서를 아직 잡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단순 관광객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필리핀에서 살해된 한국인은 2012년 6명에서 2013년 12명으로 배증했으며, 2014년 10명, 2015년 11명으로 3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필리핀 내 우리 국민 보호를 위해, 한국인 대상 범죄를 전담하는 ‘코리안데스크’에 파견 경찰관을 증원하고 필리핀 치안 관계자와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수사 협조 차원에서 현장감식 등에 경험이 있는 서울경찰청 소속 경찰관 3명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총기분석전문가 1명 등 총 4명을 현지에 파견하기로 했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김성환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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