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박정환 9단
흑 이세돌 9단
<장면 1> 결승 4국은 3국 다음날인 1월 21일에 열렸다. 박정환이 3국 승리의 여세를 몰아서 1승을 추가해 마지막 5국까지 갈 수 있을 지, 아니면 이세돌이 이번 판에서 승리해 결승 5번기를 마무리할 수 있을 지 바둑계의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이번에는 다시 이세돌이 흑이다. 1부터 4까지 두 선수가 차례로 귀를 하나씩 차지한 후 이세돌이 5, 7로 상변에서 변형 미니 중국식 포석을 펼쳤다. A로 벌리는 보통의 미니 중국식에 비해 우상귀 쪽을 좀 더 중시한 포진이다. 이세돌이 지난 2국에서도 이 포석을 사용해서 바둑을 이겼으므로 한 번 더 같은 포진을 펼친 것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박정환이 다른 길을 택했다. 2국에서는 박정환이 <참고도> 1로 우하귀에 걸치자 이세돌이 2로 두 칸 높게 협공해서 초반부터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는데 이번 3국에서는 박정환이 점잖게 8로 우변 한 가운데를 갈라쳤다. 백의 입장에서 <참고도>가 꼭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2국을 졌으므로 이번에는 초반부터 서두르지 말고 좀 더 차분하게 반면을 운영해 나가겠다고 마음 먹은 것 같다.
이세돌이 9, 10을 교환한 다음 11. 13으로 우변 백을 압박하면서 당초 의도대로 우상쪽을 크게 부풀리려 하자 박정환이 바로 14로 상변에 모자 씌워 삭감을 시도했다. 여기까지는 그동안 프로들의 실전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진행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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