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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눈총에… 카드사 ‘김영란법 영향 자료’ 발표 기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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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눈총에… 카드사 ‘김영란법 영향 자료’ 발표 기피

입력
2016.10.1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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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카드 ‘요식업 소비 9% 위축’ 자료

정부 관계자 “내수 찬물” 불쾌감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한 대형 신용카드사의 홍보담당자는 요즘 쏟아지는 언론사의 자료 요청을 일일이 거절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습니다. 언론의 관심은 얼마 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행된 이후 주요 가맹업종에서의 카드사용액 변화인데요. ‘가맹점들이 반발한다’ 등 겉으로 내세우는 이유 말고 진짜 거절 이유는 따로 있다고 합니다.

지난 주 BC카드는 김영란법 시행 전후 요식ㆍ주점업종의 카드 이용패턴 변화를 분석한 보도자료를 내놓았습니다. 법 시행 이후 소비변화에 관심이 높았던 터라 언론은 이 자료를 인용해 ‘김영란법으로 요식업의 법인카드 사용액이 9% 감소했다’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보도 이후 카드업계엔 ‘싸늘한’ 소문이 돌고 있는데요. 언론 보도를 접한 정부 고위 관계자가 “일개 카드사 멋대로 통계를 가공해 정부 정책에 방해 되는 자료를 내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는 겁니다. 정부가 내수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마당에, 카드사가 ‘소비 위축’ 내용을 담은 자료를 내 찬물을 끼얹었다는 얘깁니다.

소문이 업계에 퍼지면서 카드사들은 잔뜩 몸을 사리는 분위기입니다. 김영란법 시행 20일을 맞아 주요업종의 카드사용액 변화 자료를 준비하다 중단한 곳도 있고, 정부의 소비활성화 대책 중 하나인 ‘코리아세일페스타’의 효과 자료를 만들다가 포기한 곳도 있습니다. “분석 결과, 괜히 소비활성화 효과가 미미했다고 비칠 수 있는 내용이라도 나오면 좋을 게 하나도 없다”는 게 한 카드사 관계자의 전언입니다.

앞서 지난 5월엔 KB국민카드가 어린이날부터 임시공휴일로 이어진 나흘의 연휴기간 동안 소비패턴 분석 자료를 냈다가 정부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고 합니다. 당시 자료의 내용이 ‘해당 기간 국내보다 해외 카드사용액이 높았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랍니다.

이런 소문에 얽힌 카드사들은 하나 같이 공식적으론 “정부에서 어떤 반응도 없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해명에도 불구, 이미 업계 전반에 퍼진 정부 눈치보기를 진정시키기엔 역부족인 것 같습니다. 어쨌든 당분간 김영란법 이후 소비변화를 분석한 데이터는 접하기 쉽지 않을 듯합니다.

강지원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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