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서 영향 받았다” 23%로 뚝
외부 변수보다 주체적 투표 경향
한국리서치 김춘석 이사 ‘정치의식의 변화’분석
4ㆍ13 총선에서 ‘여론조사 무용론’이 대두한 가운데 여론조사 결과가 유권자의 후보 선택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스스로 후보자를 선택하는 ‘똑똑한 유권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12일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 김춘석 이사의 ‘정치의식의 변화’ 분석 자료에 따르면 최근 총선에서 ‘여론조사가 후보 선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유권자가 2008년 18대 총선 62%에서 2016년 20대 총선 74%로 8년 새 12%포인트 증가했다. 지방선거의 경우도 2006년 55%에서 2010년에는 72%로 17%포인트 늘었다.
반면‘여론조사의 영향을 받는다’는 응답은 총선의 경우 2008년 38%에서 2016년 23%로 감소했으며, 지방선거에서도 2006년 45%에서 2010년 28%로 줄었다. 이번 분석은 최근 10년 간 전국 단위 선거의 유권자 인식 조사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김 이사는 “여론조사의 신뢰도가 떨어진 이유도 있겠지만 유권자들이 오피니언 리더를 비롯해 다른 사람 의견보다는 본인 스스로 정치적인 선택을 하는 경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보다 유권자의 지지 후보 결정 시기가 빨라진 것도 이런 경향을 뒷받침한다. ‘투표일 한 달 전에 후보를 결정한다’는 응답은 2008년 총선에서 22%에 그쳤으나 2016년 총선에서는 47%로 증가했다. 반면 ‘1주일 이내에 결정한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64%에서 41%로 감소했다. 김 이사는 “후보자를 일찍 결정했다는 것은 여론조사나 외부 변수에 휘둘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투표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투표 요인 분석 결과, 대선과 총선에서는 정당이나 공약보다는 후보 인물이 유권자의 투표에 큰 영향을 미쳤고 지방선거에서는 정당과 후보자, 공약이 미치는 영향이 비슷했다.
한편 전국 단위 선거의 투표율은 지속적으로 증가,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유권자의 정치 참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투표율은 2007년 63.0%에서 2012년 75.8%로 증가했고, 총선 투표율은 ▦2008년 46.1% ▦2012년 54.2% ▦2016년 58.0%로, 지방선거는 ▦2006년 51.6% ▦2010년 54.5% ▦2014년 56.8%로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최근 110개국에서 치러진 대선 투표율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대선 투표율(75.8%)은 110개국 평균(66.2%)보다 높았다. 김 이사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참여의 위기 수준은 아니다”라며 “유권자는 참여를 잘 하는 편이기 때문에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 분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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