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수술 후유증 탓에 만성 통증으로 고통을 받았는데, 색소폰을 배우면서 통증을 음악으로 녹여내고, 사람들에게 행복도 줄 수 있어 정말 행복합니다”
세종시교육청 청사관리실에서 일반방호경비를 맡고 있는 세종하하공연단(하하공연단) 권재규(65) 회장은 음악 봉사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색소폰을 연주하는 권 회장과 음악을 사랑하는 동료 100여명이 의기투합한 하하공연단은 세종은 물론, 공주와 대전 등지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작은 음악회’로 음악봉사를 하고 있다. 음악을 하면서 만난 손보경(MC 겸 가수)씨와 린다(알토 색소폰)씨 등 지인들과 장소와 대상을 가리지 않고 연주회에 나서고 있다. 하하공연단은 재능기부로 동참하는 음악인들이 많아 장소와 대상에 따라 출연진을 바꾸며 휴식과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권 회장은 대전에서 제약회사에 28년간 근무한 뒤 자영업을 하다가 2년 전 세종시 가재마을아파트 3단지로 이사오면서 ‘세종 사람’이 됐다. 세종시교육청을 관리하는 회사에 취직해 청사 경비 일을 하고 있다.
권 회장이 색소폰과 음악을 만난 것은 7년 전 여름 가족들과의 태국 여행에서 허리를 다친 뒤 얻은 수술 후유증 때문이었다. 수 차례 수술을 받은 뒤 극심한 허리통증을 달고 살게 됐다. 유명하다는 병원은 죄다 다녀봤지만 손을 쓸 방법이 없었다.
허리통증 때문에 무기력해진 권 회장에게 5년 전 한 지인이 색소폰을 권유했다. 괜찮겠다는 생각에 학원 문을 두드렸고, 보통 사람은 2년 만에 떼는 색소폰 과정을 4개월 만에 마스터했다. 그 사이 색소폰을 불고 있을 때만큼은 허리 통증이 거짓말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권 회장은 “마약 성분의 강한 진통제도 듣지 않았다. 음악을 만나기 전까진 정말 고통스러웠다”며 “지금은 색소폰으로 멋진 음악을 연주하면 통증을 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심폐기능도 좋아져 몸이 전체적으로 한결 건강해졌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세종시민이라는 자부심과 애정도 남다르다. 그는 “세종시는 국토의 중심이자 행정도시로, 전국 어느 도시보다 살기좋은 곳이 될 것”이라며 “세종시에서 음악을 통해 즐겁고 행복한 삶을 공유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글ㆍ사진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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