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선포일인 12일 서울 덕수궁과 정동 일대가 대한제국의 역사를 조명할 수 있는 역사탐방길로 다시 태어났다.
서울시는 이날 성공회성당부터 환구단을 잇는 2.6㎞의 ‘대한제국의 길(Korean Empire Trail)’을 완공해 공개하고, 이 일대를 역사명소화하는 내용의 ‘정동(貞洞), 그리고 대한제국13’ 역사재생 활성화사업을 발표했다. 10월 12일은 1897년 고종이 환구단에서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자주 독립 국가임을 세계에 알린 날이다.
이번에 조성된 대한제국의 길은 총 5개 코스로, 대한제국과 관련된 역사문화유산 20곳을 연결한다. 구 러시아 공사관, 영국대사관, 정동교회, 성공회 성당, 환구단 등 정동 일대의 주요 문화 유산을 포함하고, 배움과 나눔, 옛 덕수궁역, 외교타운, 신문화와 계몽, 대한제국의 중심 등으로 구분했다.
시는 이날 프레지던트 호텔 옆에 위치한 환구단과 서울광장을 잇는 횡단보도를 개통했다. 또 대한제국 국장(國章)을 활용한 바닥돌 표시를 따라 걸으며 정동의 대표 역사문화유산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시는 서울시청 서소문청사와 옛 국세청 별관부지를 대한제국의 길의 새로운 거점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서소문청사는 경관거점으로, 13층에 있는 전망대를 15층으로 이전해 옥상과 연결한다. 이곳에는 덕수궁과 정동 일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광무전망대와 1층에서 바로 연결되는 전용 엘리베이터가 들어선다. 주차장 출입구는 기존 덕수궁 돌담길에서 서소문로 방향으로 변경, 덕수궁 돌담길의 차량진입을 줄인다. 주차장 출입구를 이전하면서 확보한 공간은 대한제국 시기에 건립됐던 우리나라 처음으로 커피를 팔았던 손탁호텔 풍의 카페를 만들 계획이다.
시는 장기적으로 이 일대를 평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보행자전용거리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아울러 시는 매년 10월 한 달간 ‘정동의 달’ 축제를 열기로 했다. 첫해인 올해는 정동야행, 대한민국 커피축제 등 4개 축제가 마련됐다. 시는 앞으로 지구단위계획을 세워 역사적 가치가 있는 가로를 보전하고, 미래유산과 근현대 건축자산을 발굴해 정동 일대 역사 경관을 관리하기로 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사업발표행사에 참석해 “오늘은 그동안 잊혔던 대한제국 역사의 재조명을 통해 정동의 활성화를 위한 첫걸음을 내디딘 날”이라며 “대한제국의 역사를 돌아보고 국권회복과 국민권력시대를 향한 대한민국의 갈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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