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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 패소율↓… 임환수號 국세청 순항

입력
2016.10.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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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수입 작년보다 20조원 초과

세금불복소송 패소율은 크게 줄어

“부동산 경기 냉각 대비를” 목소리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세청 국정감사에 출석한 임환수(오른쪽) 국세청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세청 국정감사에 출석한 임환수(오른쪽) 국세청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요즘 공무원들 사이에서 경제부처 중에서 가장 분위기가 좋은 곳은 국세청이라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각종 경제지표들이 맥을 못 추는 데다 구조조정, 파업 등으로 대부분 경제부처들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올 들어 유독 국세청만큼은 순항을 하고 있어서다. 세수(稅收), 소송패소율, 해외계좌 자진신고 등 발표되는 지표들마다 기대 이상이다. ‘강력한 세무조사’ 대신 ‘성실 신고 독려’를 내세운 지도부의 방향 전환이 톡톡히 효과를 발휘한 결과라는 안팎의 평가들이 나온다.

국세청을 잔뜩 고무시키고 있는 건 작년보다 20조원 넘게 더 걷히고 있는 세수(稅收)다. 올 들어 8월까지 거둬들인 국세수입은 172조4,000억원으로 작년 8월(151조6,000억원)보다 무려 20조8,000억원이 더 걷혔다. 이 추세라면 올해 걷힐 세금은 원래 목표(232조7,000억원)를 훌쩍 넘어 26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정부가 빚을 하나도 내지 않고 11조원에 달하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할 수 있었던 것도, 이렇게 예상보다 세수가 크게 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나라 재정 걱정을 해야 하는 기획재정부로선 국세청이 매우 고마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과거에 비해 무리하게 세금을 거둬들이는 것도 아니다. 12일 국세청이 내놓은 ‘고액소송 현황 및 과세품질 분석’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50억원 이상 고액 행정소송에서 국세청이 패소한 비율은 건수 기준으로 25.0%로 집계됐다. 4건 중 3건은 승소를 했다는 얘기인데, 작년(39.4%)보다 거의 절반 가까이로 줄었다.

전체 소송에서의 패소율도 줄고 있다. 2014년 23.4%였던 패소율은 지난해 11.6%로, 그리고 올해 상반기엔 다시 11.2%로 감소했다. 세금 부과에 불복해 제기하는 소송 자체도 감소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 법원에 제기된 소송 건수는 78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68건)보다 284건 줄었다. 세수 실적이 비약적으로 늘고 있음에도 불복 소송이 크게 줄어드는 등 잡음은 오히려 잦아들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엔 강력한 세무조사 대신 자발적인 납세 유도가 톡톡히 한 목을 하고 있다는 게 세정당국 안팎의 분석이다. 임환수 국세청장이 과도한 세무조사보다 자발적 성실 납세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이 양과 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세청 내부에서 “법률 분석과 소송 등을 담당하는 송무국 분위기가 국세청을 대표하는 조사국 못지 않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경제부처 고위 인사는 “취임 만 2년을 넘긴 임 청장의 ‘소리 없이 강한’ 리더십의 결과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의 세수 호황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지금의 세수 호황을 세무 행정 개선 만의 효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꺾인다든지 하는 상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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