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환율보고서 발표 앞두고
공격적 절하 지속 가능성 낮아
중국 정부가 최근 위안화를 6거래일 연속 평가절하하면서 그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통화가치 절하(환율 상승)는 수출을 촉진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는 유리하지만 한편으론 외국자본 유출을 가속화해 금융시장에 혼란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공격적인 위안화 절하는 계속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전날보다 0.24% 올린 달러당 6.7258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환율이 상승했다는 건 그만큼 위안화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뜻이다. 이날 위안화 가치는 2010년 9월 14일(달러당 7.7378위안) 이후 6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거래일로 따지면 지난달 28일부터 6거래일 연속 평가절하로, 이는 지난해 12월28일부터 1월 7일까지 8거래일 연속 절하 이후 최장 기간이다.
최근 위안화 급락을 이끄는 요인으로는 ▦달러화 강세 ▦수출실적 방어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 등이 꼽힌다. 우선 스탠리 피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거의 모든 위원이 연내에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하고 나서는 등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이 확실시 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띠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인덱스는 11일(현지시간) 0.8% 상승한 97.68을 기록했다. 중국의 성장둔화 우려를 낳는 수출부진 현상도 위안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영국과 유럽연합(EU)의 완전 결별을 뜻하는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 우려가 커지면서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중국 국경절 연휴기간(10월 1~7일) 동안 일어난 국제금융시장 불안도 영향을 미쳤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위안화 절하는 무엇보다 수출을 촉진하려는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의도적인 절하로 보긴 어렵지만 시장 흐름에 맞춰 위안화 약세를 중국 당국이 어느 정도 용인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위안화 절하가 지속될 가능성은 적을 걸로 보고 있다. 정원일 연구원은 “미국 재무부의 10월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환율조작국 지정’의 빌미를 줄 수 있는 공격적인 위안화 절하를 중국 정부가 감행하긴 힘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환율은 현재와 비슷한 6.70~6.75달러 구간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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