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로봇이 인간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영화 등의 영향으로 너무 과장된 겁니다.”
‘로봇의 아버지’로 불리는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출신의 로드니 브룩스(62) 리씽크로보틱스 회장 겸 최고기술경영자(CTO)는 12일 “로봇은 인지능력이 없어 이세돌과 바둑을 둔 알파고도 상대가 사람인지 모른다”며 최근 관심이 높아진 인공지능(AI)에 대한 과도한 우려와 기대를 경계했다.
이날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2016 로보월드’ 참석차 처음 한국을 찾은 브룩스 회장은 “로봇이 인간 수준의 인지능력을 갖추려면 500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며 “로봇은 정해진 특정 업무를 잘할 순 있지만, 인간처럼 모든 일을 전체적으로 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람이 쓰다듬으면 반응을 하는 강아지 모양의 로봇도 있지만, 실제로 이 로봇이 쓰다듬는 것을 인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로봇에 너무 많이 기대하면 실망감을 느낄 수 있다, 기계는 기계로 남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독일 제조업 혁신전략인 ‘인더스트리 4.0’을 모델 삼아 민관 협력으로 스마트공장을 추진 중이지만, 확산 속도가 더딘 한국 산업계에 조언도 잊지 않았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은 클라우드 컴퓨팅과 센서를 전 공장에 설치하는 대규모 자동화 작업이다. 과도한 비용 부담 등으로 스마트공장 도입이 힘겨운 중소기업을 위해서는 로봇을 필요한 곳에 먼저 부분적으로 도입하고, 추후 다른 분야로 확장한 뒤 이를 연결하는 게 알맞은 방법이다. 우리 회사 고객 중 임직원이 9명인 소기업도 이런 방식으로 로봇을 도입했다.”
리씽크로보틱스는 최근 국내 공압기기전문기업인 TPC메카트로닉스와 손잡고 이달부터 한국에 협업로봇 ‘소이어’를 공급한다. 협업로봇은 사람이 바로 옆에서 함께 작업할 수 있는 로봇이다. 또 간단한 교육만 받으면 누구나 쉽게 작동할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반면, 협업로봇의 등장이 사람의 일자리를 뺏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브룩스 회장은 “협업로봇은 사람이 기피하는 일을 해주는 보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룩스 회장은 본격적인 경영활동에 앞서 MIT 로봇공학 교수로 재직하고, MIT 인공지능연구소에서 근무했으며 미국의 화성 탐사로봇 ‘소저너’를 개발하기도 해 ‘로봇의 아버지’로 불린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