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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에 가면… 결혼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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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에 가면… 결혼하기 쉽다

입력
2016.10.1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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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결혼장려팀 신설

12월까지 결혼전략 아카데미 실시

미혼남녀ㆍ부모ㆍ예비부부 등 대상

전문가 초빙 맞춤형 강의 인기

지난 10일 대구 달서구청에서 열린 결혼전략아카데미에 참석한 부모들이 자녀 결혼에 대한 소신을 밝히고 있다. 대구 달서구 제공
지난 10일 대구 달서구청에서 열린 결혼전략아카데미에 참석한 부모들이 자녀 결혼에 대한 소신을 밝히고 있다. 대구 달서구 제공
지난 7월 달서구 미혼남녀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춘남녀 솔직담백 결혼토크쇼'에서 참가자들이 결혼장려를 테마로 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대구 달서구 제공
지난 7월 달서구 미혼남녀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춘남녀 솔직담백 결혼토크쇼'에서 참가자들이 결혼장려를 테마로 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대구 달서구 제공

지난 10일 오후 2시 대구 달서구청 대강당. 결혼적령기 자녀를 둔 50, 60대 중년의 주민들이 강당을 가득 채웠다. 당초 준비한 100여 석의 좌석이 모자라 급하게 설치했다. 박수경 듀오정보㈜ 대표의 ‘자녀의 결혼에도 전략이 필요하다!’강연을 듣기 위해 모인, 청춘남녀를 둔 부모들이다.

대구 달서구청이 저출산고령화에 대응, 결혼장려팀을 신설하고 결혼전략아카데미를 여는 등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가 주목 받고 있다. 구청은 지난 7월 팀장 1명, 주무관 1명으로 결혼장려팀을 전국 지자체 최초로 만든 뒤 주민설문조사 등을 거쳐 이달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것이다.

지난 10일 결혼전략아카데미에서 박 대표는 “요즘 젊은이들은 부모보다 잘 살기 힘든 세대로 ‘우리 때는 숟가락 두 개로 단칸방에서 시작해도 잘살았다’는 말은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라며 “왜 결혼하지 않으려 하는가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해 참석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또 “아이들이 작은 결혼식을 하자고 하면 부모님들은 뭔가 결격사유가 있는 것처럼 화를 내는데, 작은 결혼식이 아닌 소신결혼식으로 인정하는 사회적 인식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의 강연을 듣기 위해 참석한 부모들은 끝난 뒤에도 바로 자리를 뜨지 않고 안테나 감도를 높여 정보교환에 열을 올리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한 참석자가 “우리 딸은 30살 교사”라고 하자, 곁에 있던 다른 사람이 “어머! 우리 아들은 35살인데”라며 그 자리에서 맞선 얘기가 오가기도 했다.

달서구 결혼장려팀은 건강한 결혼문화 정착과 인구감소 방지, 가족의 소중함 제고 등을 목표로 결혼에 대한 인식개선, 만남, 결혼준비, 결혼, 결혼생활 등 결혼 전반에 대해 5개 분야 12개 사업을 수립했다.

이날 첫 시작한 결혼아카데미는 24일 ‘우리 결혼 설계하기’, 31일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연애의 조건’, 내달 14일 ‘자녀의 행복한 결혼을 위한 부모의 역할’, 12월 1일 ‘연애코치에게 배우는 매력 있는 사람이 되는 연애전략’ 등 부모와 결혼적령기 남녀, 예비부부 등 특성에 따른 강의주제로 진행할 계획이다.

김순자 달서구 결혼장려팀장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결혼에 대한 게릴라 인터뷰를 진행하면 결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아 놀랄 때가 많다”며 “많은 20대가 ‘과연 결혼이 내 이야기인가’라며 의문을 품고 있고 자신에게는 중요하지 않은 문제라며 뒤로 넘기는 모습을 보고 그들의 문제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7월에 열린 ‘청춘남녀 솔직담백 결혼토크쇼’에선 달서구청 소속 85명의 미혼 직원들을 통해 결혼과 연애를 꺼리는 이유를 엿볼 수 있었다. 주민센터에 근무하는 여성 이모씨는 “과다한 업무와 데이트 비용 부담으로 연애가 힘들고 결혼도 망설여진다”고 했다. 오모씨는 “관에서 주도하는 매칭 행사에 나가보면 주로 공무원, 공기업 소속이다”며 “그들만의 리그로 상대적 박탈감을 주지 않을 수 있게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참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결혼장려팀은 이를 반영해 12월에 ‘썸남썸녀 매칭 프로그램’을 열기로 하고 참가자를 공모 중이다. 미리 설문조사를 해 날짜와 장소 등 특별한 이벤트가 되도록 할 예정이다. 김선미 주무관은 “편안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이월드에서 미션을 함께 수행하면서 친분을 쌓는 방식으로 썸남썸녀 매칭을 기획하고 있다”며 “참가자 커뮤니티를 만들어 그들끼리의 만남도 자연스레 유도하고 다음 행사 참가자들과도 연대를 쌓을 수 있도록 해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큰 그림이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대구 동구, 수성구 등은 물론 서울, 경기 등 외지에서도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당사자 보다는 부모가 나서 신청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김 주무관은 “며칠 전에는 경기도에 산다는 부모가 대구에 사는 자식이 참가할 수 있느냐고 물어왔다”며 “공신력 있는 지자체에서 하는 행사라 믿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혼장려팀의 2017년까지 목표는 모든 달서구민이 ‘결혼’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는 것이다. 김순자 팀장은 “기초지자체가 결혼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우리가 롤모델이 되어 대구시, 정부가 다 함께 같은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말했다.

배유미기자 yu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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