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경련과 유사한 일본 재계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이 올해로 3년째 1,300여 회원사를 상대로 자민당에 대한 정치헌금을 촉구했다.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게이단렌 회장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자민당 중심의 여권이 정치와 외교측면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정치헌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게이단렌은 자체 정책평가를 통해 작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세제개정으로 법인세 실효세율이 20%대로 낮아졌고, 원전 재가동을 추진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또 아베 정권이 목표로 하는 소비세율 10% 인상이 실현될 수 있도록 요청한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게이단렌은 이어 18일 내부회의를 열어 회원사에 정치헌금을 촉구할 방침이다. 게이단렌은 2014년 사회공헌의 하나로 회원사에 정치헌금을 거론한 이후 올해로 3년째 헌금을 촉구해왔다. 아사히(朝日)신문은 게이단렌이 3년째 사실상 여당에 정치헌금을 촉구한 데 대해 "자민당과의 밀월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후 자민당과 밀착관계를 구가했던 게이단렌은 1950년대 중반부터 정치헌금 총액을 정한 뒤 기업자본금, 매출규모 등에 따라 액수를 할당했다. 이런 관행에 ‘정경유착의 온상’이란 비판이 제기되자 1993년 비(非) 자민당 정권이 들어선 뒤 헌금알선이 폐지됐다가 이후 복원과 폐지가 반복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모금활동은 2014년 ‘정치와의 연계강화’를 강조하는 사카키바라 회장 취임 이후 재개됐다.
게이단렌의 정치헌금은 대체로 자민당으로 흘러가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2014년 정당관련 단체가 기업과 단체로부터 받은 정치헌금 총액 25억7,100만엔(약 243억원)중 자민당과 자민당계열 단체가 받은 금액이 86%에 달했다. 사카키바라 회장도 “헌금이 자민당 쪽에 많이 가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헌금 제공은 도요타자동차 6,440만엔(약 7억원), 캐논 4,000만엔(약 4억3,300만원), 도레이 4,000만엔 등이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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