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동이장’ 최강희(57) 전북 현대 감독이 또 한 번 입심을 뽐냈다.
1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K리그 클래식(1부) 상위그룹 6개팀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클래식은 오는 15일 34라운드를 시작으로 스플릿라운드(상하위)에 돌입한다. 1~6위에 올라 있는 전북(승점 60)과 FC서울(57), 제주 유나이티드(49), 울산 현대(48), 전남 드래곤즈(43), 상주 상무(42)는 앞으로 한 번식 맞대결을 펼쳐 우승팀과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1~3위) 진출팀을 가린다.
클래식 사령탑 중 최고 달변가로 꼽히는 최강희 감독이 분위기를 주도했다.
‘상위 스플릿 나머지 팀에서 데려오고 싶은 선수’에 대한 질문에 그는 작년까지 전북에서 뛰었던 이근호(31ㆍ제주)를 꼽았다. “작년에 임대로 와서 6개월 동안 좋은 활약을 해줬다. 분명 외국으로 나간다고 해놓고는 제주에 가있더라. 배신감을 많이 느꼈다. 그래서 이근호가 있었으면 한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서울 황선홍(48), 울산 윤정환(43) 감독이 전북의 핵심 공격수 레오나르도(30)와 로페즈(26)를 각각 지목하자 “빨리 주고 싶다. 다 보내주겠다. 데려가도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상주 조진호(45) 감독이 이동국(37)을 데려가고 싶다고 하자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조 감독은 “포항에서 이동국과 룸메이트였다. 마지막 전북전(10월 2일)에서도 동국이가 측면에 있을 때 ‘동국아’라고 외쳤다”며 절절하게 호소했지만 최 감독은 “이동국은 안 된다. 애도 다섯이고 싸이(가수)도 아닌데 군대(상무)를 다시 가면 절대 안 된다. 그건 조진호 감독 꿈으로만(가능하다)”이라고 응수했다. ‘감독 중 외모가 상위권’이라는 질문에도 최 감독은 유일하게 ‘O’팻말을 들어 웃음을 안겼다.
하지만 전북의 우승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최 감독은 진지해졌다.
전북과 서울의 승점 차는 3점이다. 원래 12점 차이가 났지만 지난 달 30일 상벌위원회 결과(승점 9 감점)로 격차가 줄었다. 두 팀은 11월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클래식 최종전에서 맞대결한다. 상황에 따라 그날 경기가 우승팀의 향방을 결정하는 사실상의 결승이 될 수도 있다. 추격자 황선홍 감독은 2013년 포항 사령탑일 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종료직전 결승골로 울산을 꺾고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던 걸 떠올리며 “2013년이 생각난다. 전북과 경기가 결승이 됐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자 최강희 감독은 “불미스런 일(심판 매수에 따른 승점 삭감)이 있었지만 오히려 자극이 됐다. 올 시즌 우승을 자신 한다”고 당당히 외쳤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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