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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럭키' 유해진, "지금 내 삶 자체가 행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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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럭키' 유해진, "지금 내 삶 자체가 행운이죠"

입력
2016.10.1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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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황지영] 배우 유해진이 활기찬 발걸음으로 인터뷰 장소에 들어섰다. 운동복에 캡모자를 착용한 편안한 차림이었다. "오늘도 아침 운동 하신거냐"고 질문하자 "그럼요"라며 미소를 지으며 흐르는 땀을 닦았다. "집 근처에서 인터뷰를 한다기에 가볍게 걸어왔어요. 가을이 왔는지 오늘 아침은 선선하니 걷기가 좋더라고요. 쓱 내려오면서 목욕탕도 들렀어요"라고 말했다. 황지영기자 <a href="mailto:hyj@sporbiz.co.kr">hyj@sporbiz.co.kr</a>

-울산에서도 운동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어떻게 아셨나. 영화 '공조'를 촬영 했다. 그 근처 호수를 뛰는 것이 낙이었다. 알아보는 분들이 있긴 한데 나는 일단 뛴다. 체력이 좋으신 분들이 쫓아오시면 함께 대화를 나눈다(웃음)."

-목욕탕에선 비누 조심 하셨나.(영화 '럭키'에서 킬러 형욱이 비누를 밟으면서 기억을 잃는다.)

"다행히 바닥을 잘 보고 다녀서 비누를 피했다. 하하. 사우나에서 한 아저씨를 만났는데 차승원의 요리 실력에 대해 그렇게 궁금해 하시더라.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나 자문해주는 사람도 없냐고 묻기에 '요즘 그렇게 방송하면 큰일난다. 있으면 있다고 정확히 표기해야 한다. 차승원은 혼자 요리한다'고 말해줬다."

-예능 '삼시세끼' 밥이 정말 맛있게 보여서 그런 것 같다.

"어디 다니면 차승원이 해준 밥이 맛있냐는 질문을 제일 많이 받는다. 맛있으니까 그렇게 먹지(웃음). '삼시세끼' 촬영할 때 밥을 가장 잘 챙겨먹는다. 집에 있을 때는 거르기도 하는데 방송 하면서 오히려 잘 먹는다."

-'럭키'에서 엄청난 칼솜씨를 자랑하던데 실제 요리 실력은 어떤가.

"소질이 없는 건 아닌데 안 해버릇 하니까 할 수 있는 음식들이 한정적이다. 된장찌개, 북엇국, 미역국, 김치볶음, 나물무침 이 정도. 닭볶음탕이나 제육볶음 같이 가운데 놓고 같이 먹는 요리 같은 건 못 한다. 나는 김치볶음만 있으면 밥 한 공기 뚝딱이다."

-결혼하면 아내 되실 분이 굉장히 편하겠다.

"그렇다고 결혼했는데 김치볶음만 주면 서운할 것 같다. 으하하."

-요즘 연애는 하고 계시는지.

"만나는 게 쉽지가 않다. 동아리나 동호회에 나가서 만날 수도 없고 직업상 한정적인 사람들만 마주치니까."

-영화에선 여복이 터졌던데.

"없을 때는 정말 없다가 갑자기 확 몰려온다. 여복이 바로 그렇다. 생각지도 못하게 그렇게 됐다. '광복절 특사' '타짜' 등 나름 멜로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었는데 이렇게 한 영화에서 두 분(조윤희, 전혜빈)과 키스하긴 처음이다. 솔직히 그런 애정신 있는 날엔 긴장이 된다."

-극중 84년생으로 밀고 나오니까 어느 순간 그렇게 보이더라.

"괜히 기분 좋아지라고 해주시는 말씀 아닌가. 아니라면 감사하다. 계속 밀고 다니려고 한다. 나는 참 젊음이 부럽더라. 32살로 돌아가서 무언가를 하고 싶은 건 아닌데 그냥 그 젊음이 마냥 부러울 뿐이다."

-킬러 형욱에서 무명배우 재성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자연스러워서 놀랐다.

"현장에서 감독님과 캐릭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재성이 무명배우라서 다행이었다. 내가 경험해 본 것이니까. 킬러는 내가 해보지 않는 직업이라 비교적 어려웠다. 나도 과거에 옥탑방에 살면서 볼펜을 물고 대사를 연습하고 혹시 모를 액션연기를 위해 체력을 단련했다."

-이번 작품에서도 액션연기를 위해 따로 준비한 게 있나.

"트레이닝 받지 않았다. 현장에서 합을 맞췄다. 배우를 오래 하다보니 내 몸에 붙어 있는 동작들이 있더라. 유연성은 없는데 합을 맞출 때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코미디 장르라 현장이 굉장히 유쾌했을 것 같다.

"오히려 치열하다. 서로 진짜 치열하게 웃음을 짜 놓고 그 다음 터지면 웃는다. 찍기 전에 상당히 예민하고 더 웃음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촬영 마친 오후에야 웃는다. 나는 상황이 주는 웃음들이 좋다. 인물과 상황이 대비되면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웃음들을 추구했다."

-웃음을 너무 절제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내가 계속해서 오버했다면 영화가 오히려 산으로 갔을 거다. 현실에선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지만 그래도 관객들이 저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받아들일 정도의 연기를 했다. 웃음을 위한 스탭을 차근히 밟아 나갔다. 스탭 바이 스탭 오 베이비~(일동 폭소)"

-이런 개그는 처음 들어 본다.

"개그하니까 생각났는데 이준 팬클럽에서 '이준씨 러블리'(Isn`t She Lovely)라는 스티커를 만들었더라. 너무 웃겨서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이준만 보면 '이준씨 러블리'라고 불렀다. 실제로도 러블리한 친구다. '너는 참 열심히 하는 구나. 독사 같은 부분이 있구나' 하고 말해줬다. 욕이 아니라 칭찬이었다. 열정적으로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배웠다."

-제목처럼 '럭키'한 순간이 있다면.

"이렇게 살아가는 것 자체가 나에게 행운이다. 많은 분들이 친근감을 갖고 다가와주시는데 배우로서는 최고 행복이 아닐까. 복 받았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대중에게 기억되고 싶은 모습이 있나.

"'그 사람이 배우야?' 그런 말만 안 들었으면 좋겠다. 쉬우면서도 정말 힘든 일이다. 앞으로 살면서도 쭉 이 일을 하는 한 지켜갔으면 한다."

-그런 면에서 이미 성공하신 것 아닌가.

"성공이야 뭐. 기준이 저마다 다른 것 같다. 나는 배우로서 어떤 성공한 삶을 꿈꾸기보다 사람으로서 나중에 돌아봤을 때 이랬으면 좋겠다 하는 건 있다. 얼마 전 본 글귀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에 대해 예스라고 할 수 있기를'이다. 메모지에 적어 압정으로 박아놨다. 나 나름 대로 살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살지 않았느냐' 하고 말했으면 한다."

사진=쇼박스 제공

황지영 기자 hy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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