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이세돌 9단
흑 박정환 9단
<장면 13> 본격적인 끝내기 단계에 접어들었다. 흑백 간에 집 차이는 그리 크지 않지만 현재 선수를 흑이 쥐고 있는 상태여서 백이 형세를 뒤집기는 상당히 어려워 보인다.
박정환이 우변에서 1로 꼬부렸을 때 이세돌이 2로 1선에 마늘모 한 게 정확한 응수다. 평범하게 A로 수를 조이면 다음에 흑B 때 백이 C와 D 두 곳을 더 놓고 흑돌을 따내야 하지만 지금은 흑B 때 백C로 연결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실전 진행이 한 집 이득이다.
이후 흑3부터 백10까지 두 선수가 차례로 큰 곳을 차지했다. 우하귀에서 박정환이 11로 젖힌 게 교묘한 응수타진이다. 백이 최대한 집을 넓히려고 <참고1도> 1로 내려서는 건 위험하다. 당장 흑이 2로 뻗는 수가 성립한다. 얼핏 보기엔 3으로 먹여쳐서 4로 따낼 때 5로 단수 치면 될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어느 틈에 우변 백돌이 자충 형태가 돼서 6, 8로 수를 조이면 꼼짝 없이 잡힌다. 그래서 이세돌이 12로 한 발 물러섰지만 그래도 역시 훗날 <참고2도>처럼 선수 끝내기를 당하는 뒷맛이 남았다.
실전보에서 29까지 진행된 이후에도 두 선수가 한참 동안 치열하게 끝내기 공방을 계속했지만 반면 9~10집 정도의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자 결국 이세돌이 패배를 인정하고 돌을 거뒀다. 271수 끝, 흑 불계승. 박정환이 결승 1, 2국을 연달아 패한 후 3국을 승리해 일단 한숨 돌렸다.
박영철 객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