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가 없으면 산체스가 왕이다.”
알렉시스 산체스(27ㆍ아스널)가 바르셀로나 시절 한국 팬들에게 듣던 말이다. 리오넬 메시(29ㆍ바르셀로나)가 경기에 나오지 못하면 산체스가 팀의 에이스가 된다는 뜻이다. 이 말을 줄여 ‘메없산왕’이라는 단어가 한국 축구팬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지금도 바르셀로나는 메시가 없으면 루이스 수아레스(29)나 네이마르(24)가 에이스 역할을 한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와 달리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은 메시가 없을 때 에이스 역할을 해줄 선수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메시는 지난달 22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5라운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 14분 부상으로 교체됐다. 이 부상으로 메시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2018 러시아월드컵 남미지역 예선 9,10차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메시가 빠진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힘을 쓰지 못했다.
7일 리마에서 열린 페루와의 9차전에서는 선제골을 넣고도 경기를 주도하지 못해 2-2 무승부에 그쳤고, 급기야 12일 파라과이와의 10차전 홈 경기에서는 공격 진영에서 잔 실수를 범하며 파라과이에게 날카로운 역습을 허용했다. 짧고 정확한 패스플레이로 상대 압박을 무력하게 만들던 메시의 부재가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아르헨티나는 메시 외에도 앙헬 디 마리아(28ㆍ파리 생제르망), 에베르 바네가(28ㆍ인터밀란) 등 공격을 전개해줄 스타 미드필더가 많았지만 이들 모두 파라과이의 압박에는 속수무책이었다.
강한 압박과 빠른 역습에 당황하던 아르헨티나는 전반 18분 선제골을 내줬다. 파라과이는 아르헨티나의 중원에서 강한 압박을 시도해 공을 탈취한 뒤 데를리스 곤살레스(22ㆍ디나모 키예프)에게 넘겨줬고 곤살레스는 비어 있는 아르헨티나의 왼쪽 측면을 빠르게 공략해 골을 집어넣었다.
선제골을 내준 아르헨티나는 반격을 시도했지만 파라과이의 압박에 힘을 쓰지 못했다. 간신히 상대 골문까지 가도 부정확한 슈팅으로 좋은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쳤다. 후반 1분 곤살로 이과인(28ㆍ유벤투스)이 페널티킥을 얻어냈지만 키커로 나선 세르히오 아구에로(28ㆍ맨체스터 시티)가 실축하면서 득점 기회를 날렸다. 후반 31분에는 이과인이 혼전 상황에서 빈 골대를 향해 슛을 시도했지만 골대에 맞고 말았다.
경기는 뒤집어지지 않았고 아르헨티나는 0-1 패배를 피하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이 패배로 남미 예선 5위(4승 4무 2패)를 벗어나지 못했다. 오히려 6위 파라과이(4승 3무 3패)에게 승점 1점차로 쫓기며 선두권 추격은 물론 플레이오프 진출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러시아월드컵 남미지역 예선은 상위 4팀이 본선으로 직행하고 5위는 오세아니아 지역예선 1위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정진욱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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