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2일 대권주자들이 잇따라 내세우는 경제 성장론에 대해 “일각에서 말장난 같은 성장변형론들이 나오고 있다”고 일침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미 글로벌 경제는 양극화와 전반적 성장정체 현상을 보이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언어유희로 문제의 본질을 가려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의 ‘국민성장론’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공정성장론’을 염두에 둔 지적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 전 대표는 앞서 6일에도 문 전 대표의 국민성장론에 대해 “말은 거창하게 하지만 경제민주화에 대한 이해가 잘못돼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김 전 대표는 또 “올리버 하트, 벵트 홀름스트룀 두 교수가 연구한 계약이론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것은 한국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기업의 순환출자 방식에 의해 지배구조가 이루어지고, 소유주와 일반주주간 이해갈등이 큰 우리나라에서 자본과 정보를 독점하는 대주주 일가의 밀어주기식 불공정거래 관행은 결코 최적의 ‘계약’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의미한다”며 대기업 중심의 경제환경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전 대표는 그러면서 ‘김종인표 경제 성장론’인 경제민주화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번 노벨경제학상의 계약이론이 한국경제에 의미하는 바는 ‘경제민주화’가 한국경제 전체의 기반의식구조 변화에 불가피함을 경제이론을 통해 지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제민주화는 기업의 효율적 경영과 책임경영은 물론 시장경제의 투명성을 강조한다. 시장경제 행위가 투명하면 모든 거래가 공평하고 도덕적이며 정의로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