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선수가 또다시 올림픽 메달 박탈 처분을 받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2일(한국시간)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해머던지기 우승자 타티야나 리센코(33)의 금메달을 박탈한다”고 발표했다.
IOC는 7월 리센코의 런던올림픽 소변 샘플을 재검사해 튜리나볼(Turinabol) 성분을 검출했다. 튜리나볼은 체력과 지구력 향상을 돕는 스테로이드 계열 금지약물이다.
지난해 은퇴한 리센코는 “왜 금지약물이 내 샘플에서 검출됐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육아 등의 문제로 B샘플 검사 등에 응할 시간이 없다”고 밝혔다.
A샘플에서 양성반응이 나오면 해당 선수는 징계위원회에 회부되며 B샘플 검사 여부를 결정한다. 그 사이에 소명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B샘플에서도 금지약물 성분이 나오면 메달 박탈이 확정된다. 하지만 리센코는 B샘플 검사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A샘플 검사만으로도 메달 박탈이 확정됐다.
리센코는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과 2012 런던 올림픽, 2013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모두 정상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하지만 2012년 샘플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되면서 리센코의 세계선수권 2연패 기록도 삭제될 가능성이 커졌다.
리센코가 금지 약물 문제에 연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한 차례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2년간 선수 자격을 박탈당한 전력이 있다. IAAF는 도핑 문제로 두 번째 징계를 받으면 해당 선수를 영구 추방하고 이전 기록을 인정하지 않는다. 은퇴한 리센코에게는 현역 기록 전체 삭제의 징계도 가능하다.
러시아 육상은 국가의 조직적인 금지약물 복용과 도핑테스트 은폐 시도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난해 11월부터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리우 올림픽 역시 출전하지 못한 러시아 육상은 “징계 해제 시점을 정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러시아 육상 스타의 과거 샘플에서 금지약물 성분이 연이어 검출되면서 궁지에 몰리고 있다.
리센코의 박탈된 금메달은 당시 은메달을 받았던 아니타 브워다르치크(31ㆍ폴란드)에게로 돌아갔다. 브워다르치크는 올해 리우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해 뒤늦게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선수가 됐다.
정진욱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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