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꾹 참고 아끼는 분위기였다.
축구대표팀 공격수 손흥민(24ㆍ토트넘)이 좋은 스트라이커가 없어 이란에 졌다는 울리 슈틸리케(62ㆍ독일) 국가대표 감독의 말에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손흥민은 12일(한국시간)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에서 0-1로 패한 뒤 인터뷰에서 "다른 선수까지 들어가면서…"라고 말하며 고개를 떨궜다. 앞서 공식 기자회견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카타르의 세바스티안 소리아 같은 스트라이커가 없어서 패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질문하자 나온 반응이다. 그는 “우리도 승리하고 싶었고, 역사를 쓰려고 했는데 잘되지 않았다”며 “선수들의 사기를…”이라고 말 끝을 흐렸다. 이어 “선수들이 부족했다고 감독님이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다. 우리가 잘해야 할 것 같다”고 한 발 물러섰다.
손흥민은 “기대를 많이 했는데 아쉽다. 이란이 승리할 자격이 있었다. 인정할 부분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고 패배를 시인하며 “처음에 경기 운영이 안 된 것이 자신감을 떨어뜨리면서 풀리지 않았다. 자신감을 얻는 게 중요했는데, 선수들이 의기소침한 플레이가 나왔다”고 나름 패인을 분석했다.
이란 원정 2무5패, 최근 이란전 4연패 등의 결과가 나오자 이것이 한국과 이란의 실력 차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의견을 전하자 그는 “우리가 이란한테 안 되는 팀으로 보이느냐”고 취재진에게 되물으며 “이란이 홈 이점을 잘 살린 것 같다. (경기 외적인 부분은) 핑계라고 하겠지만 선수들이 비행도 많이 하고 고생을 많이 했다. 그래도 이기려고 노력했다”고 항변했다. 이어 “축구에서 항상 좋은 경기를 할 수만은 없다. 간절히 이기고 싶었는데 아쉬웠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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