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현성 해군참모총장이 11일 해군 장성 부인 수십명이 남해의 한 섬에서 부적절한 야유회를 한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앞선 7일 해군 장성 부인들이 지난 2013년 대통령 휴양지로 쓰이기도 했던 경남 진해 저도의 군 휴양시설에서 현역 병사의 서빙을 받으며 이해하기 어려운 낯 뜨거운 광경을 연출하며 야유회를 연 사실을 폭로했다.
엄 총장은 이날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인사말에서 “또다시 국민들과 위원들에게 실망을 끼쳐드린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엄 총장은 장성 부인들의 ‘가족사랑 아카데미’ 행사가 취지와는 달리 부적절하게 진행됐다고 인정하면서 “다시는 우리 군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근무 기간 중 특별한 관심을 경주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종대 의원은 지난 7일 해군 장성과 영관 장교 부인 40여명이 2013년 8월 저도에서 부적절한 야유회를 연 사실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김 의원은 “참으로 보기에 민망한 장면은 여러 번 나왔다. 음주와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건 그 분들의 문화라고 치더라도 춤을 추면서 바지 위에 속옷을 입고 그 속옷을 벗으니 참모총장 부인의 이름이 나오는 장면은 아무리 상하관계에 익숙한 군이라고 하더라도 이해하기 어려운 낯 뜨거운 광경이었다”고 지적했다.
해군본부는 당시 행사에 군 복지예산 700만원을 배정했으며, 해군 함정도 동원해 참석자들이 저도로 이동할 때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해군참모총장의 부인도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해 “공과 사의 경계선이 무너지는 그 파티의 문화와 방산비리가 무관하지 않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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