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아직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지만, 유언비어나 ‘카더라’ 통신에 부화뇌동하지 말고 제대로 알고 준비하는 것이 최선의 대응책입니다.” 지난달 12일 경주 지진 후 ‘지진 바로 알고 대응하기’ 특강에 나선 황성춘(53ㆍ사진) 전 경주대 지질학과 교수는 “지진 그 자체도 무섭지만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이에 따른 막연한 불안감은 더 위험하다”며 지진 바로 알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황씨는 일본 홋카이도 대학과 요코하마 대학에서 지진학을 전공한 사회기반공학 박사다. 국내에 몇 되지 않은 지진학 전공자다.
그는 경주 지진의 성격과 여진에 대한 추이 등에 대한 연구자료를 토대로 지난달 29일부터 1주일간 지역 기관단체 임직원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최근까지 재능기부 형식으로 지진 바로 알고 대응하기 특강을 진행했다. 앞으로도 10여개 기관 3,000여명에게 특강을 계획 중이다.
황씨는 이번 지진이 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과 2106년 구마모토 지진처럼 전형적인 단층지진이라고 설명했다. 단층지진은 전진 본진 여진으로 진행된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경주도 전진 규모 5.1, 본진 5.8, 여진 4.0, 3.8, 2.9로 점차적으로 약해져 지금은 수습단계 현상이 뚜렷하다고 밝혔다.
이번 경주 지진이 규모 5.8로 강진이었지만 진앙지에 기와지붕과 담장 파손, 건물 벽체에 금이 가는 것과 같은 피해 이외에 수도나 전기, 가스, 도로 등의 마비가 없었던 것도 지반의 한쪽이 꺼지는 단층지진의 특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판경계에서 발생한 플레이트지진이었다면 훨씬 심각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황씨는 “그 동안 우리나라 지진 상식은 문헌이나 일본의 것을 베끼는 수준이었지만, 앞으론 한반도에도 대지진이 올 수 있다는 전제하에 경주에 지진연구소를 설치하고 체계적인 연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번 경주지진을 통해 한반도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이 입증됐다”며 “지진을 바로 알고 대처할 수 있도록 특강과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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