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경엽 넥센 감독/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올해 KBO리그 와일드카드(WC) 결정전은 처음으로 2차전으로 치러졌다. 준플레이오프(준PO) 티켓을 놓고 LG와 KIA가 총력전을 펼쳤다. 넥센이 딱 원하던 시나리오였다.
◇1, 2선발 다 쓰고 오는 WC 승자
KIA는 지난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WC 결정 1차전에서 4-2로 승리했다. 이날 패하면 곧바로 탈락하는 KIA는 선발 헥터의 호투와 유격수 김선빈의 호수비에 힘입어 승부를 2차전으로 끌고 갔다. 지난해 처음 도입된 WC 결정전에서 2차전이 실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WC 결정전의 승자는 올해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넥센과 13일부터 준플레이오프(준PO)를 치른다. 넥센은 11일 WC 결정 2차전을 한결 여유를 갖고 지켜봤다. 어느 팀이든 혈투를 벌이고 준PO에 올라오게 돼 넥센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LG와 KIA는 WC 결정전 승리를 따내기 위해 총력전을 벌였다. 2차전까지 가면서 1, 2 선발도 모두 투입했다. 초반 승부가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 넥센은 상대 에이스를 피하며 준PO를 시작할 수 있다. 지난 10일 등판한 1선발이 14일 준PO 2차전에 등판하려면 사흘밖에 쉬지 못한다. 가을 야구라는 중압감에 익숙하지 않은 로테이션까지 소화해야 하므로 위압감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팀 훈련일인 1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염경엽 넥센 감독은 "LG와 KIA 모두 전력이 좋아졌다"며 경계심을 드러내면서도 "아무래도 WC 2차전까지 간 점은 우리에게 더 유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 역시 WC 결정 2차전을 반겼다. 넥센 투수 밴헤켄은 "LG와 KIA를 상대로 등판하는 것 모두 장단점이 있다"며 "무엇보다 2차전까지 가서 너무 좋다"고 활짝 웃었다. TV로 WC 결정 1차전을 지켜봤다는 맥그레거 역시 "타자들이 어떻게 승부를 하는지 더 집중해서 봤다. 2차전까지 가게 돼 좋다"며 웃음지었다.
◇방심은 금물, 차분한 분위기 속 훈련
하지만 방심은 없다. 넥센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했지만 정상에는 단 한 번도 서지 못했다. 네 번째 도전하는 가을야구 무대를 앞두고 넥센은 마음을 다시 가다듬고 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훈련에 앞서 염경엽 감독은 약 15분간 선수단 미팅을 진행했다. 핵심은 "만족하지 마라"다. 염 감독은 "우리는 늘 정규시즌 성적에 만족하고, 포스트시즌을 '보너스 경기'라고 생각하고 해왔다. 하지만 그랬기 때문에 잘 안 됐다. 올해 꼴찌후보였던 우리 팀이 3위를 하면서 다들 '잘했다'고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 순간까지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한 대비책을 내세우기보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넥센다운 플레이를 이어나가는 데 초점을 맞춘다. 염 감독은 "다른 팀을 대비하거나, 새로운 시도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게 다 되는 게 아니더라. 선수들만 더 복잡해질 수 있다"며 "하던 대로 기분에 중심을 두고 할 생각이다. 선수들에게도 망설이지 말고, 더 집중하면서 '할 수 있다'는 생각만 하고 뛰자고 했다"고 말했다.
고척돔=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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