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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만에 무너진 남자테니스 ‘빅4’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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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만에 무너진 남자테니스 ‘빅4’ 시대

입력
2016.10.1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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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나달. ATP 홈페이지
라파엘 나달. ATP 홈페이지

‘지금은 패배자이지만 나중에는 승자가 되리니. 시대는 그렇게 변하네.’

밥 딜런이 노래한 ‘The times they are a-changin’(시대는 그렇게 변하네)’처럼 세계 남자테니스 ‘빅4’ 시대도 13년만에 변화를 맞았다.

라파엘 나달(30ㆍ스페인)이 11일(한국시간) 발표된 남자프로테니스(ATP) 단식 랭킹에서 4위에서 5위로 내려앉았다. 로저 페더러(35·스위스)는 지난주에 이어 7위에 머물렀다. 페더러와 나달이 동시에 세계 4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은 2003년 6월 이후 13년만이다.

이들은 노박 조코비치(29ㆍ1위ㆍ세르비아), 앤디 머레이(29ㆍ2위ㆍ영국)와 함께 세계 테니스계를 지배하며 ‘빅4’로 군림했다.

로저 페더러. EPA연합뉴스
로저 페더러. EPA연합뉴스

빅4는 2005년 프랑스오픈부터 47차례의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컵 중 42개를 나눠 가졌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빅4 구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30대 중반으로 접어든 페더러는 ‘노쇠’의 기미를 엿보이며 ‘테니스 황제’의 면모를 잃은 지 오래다. 올 시즌 그는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하나도 차지하지 못했다.

나달은 잦은 부상에 긴 슬럼프에 빠져있다. 나달은 최근 막을 내린 차이나오픈에서 7전 전승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던 그리고르 디미트로프(25ㆍ20위ㆍ불가리아)에게 패해 4강 진출이 좌절됐다.

현재 세계 1위지만 조코비치 역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즌 초반 2개 메이저 대회 우승을 휩쓸었던 조코비치는 윔블던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초반 탈락 등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빅4 체제가 무너진 틈을 타 스탄 바브링카(32ㆍ3위ㆍ스위스)가 그 자리를 노리고 있다. 올해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 등 빅4로부터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3차례나 빼앗아왔다. 일본의 니시코리 게이(27)도 나달을 밀어내고 4위에 오르며 새로운 빅4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나달과 페더러가 한꺼번에 세계 4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은 사건”이라며 “빅4의 시대는 저물어가니 팬들은 새로운 선수들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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