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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사장, 국감 나온 보도본부장에 "답변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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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사장, 국감 나온 보도본부장에 "답변하지마"

입력
2016.10.1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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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영 KBS 사장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KBS와 EBS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고대영 KBS 사장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KBS와 EBS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국정감사에 출석한 고대영 KBS 사장이 이른바 ‘이정현 녹취록’과 관련해 국회의원의 질의를 받은 보도본부장에게 “답변하지 말라”고 지시해 감사가 중단되는 파행이 빚어졌다.

11일 KBS와 EBS를 대상으로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국정감사에서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월호 참사 당시 이정현 홍보수석의 KBS 보도개입 의혹을 언급하며 “(녹취록과 관련해) 취재 기자가 리포트를 작성했는데 보도가 안 됐다. 이유가 무엇이냐”며 고 사장 뒤에 배석한 김인영 보도본부장에게 답변을 요구했다.

그러자 고 사장은 “적절치 않은 질문이다. 보도책임자에게 보도가 나갔는지 안 나갔는지에 대해 묻는 건 언론자유의 침해”라고 즉시 반박했다. 이에 유 의원이 “지금 (나를)훈계하는 건가. 보도본부장에게 물었다”며 재차 답변을 요구하자 고 사장은 보도본부장을 바라보며 “답변하지 마”라고 반말로 지시했다.

고 사장의 답변 태도를 놓고 야당 의원들이 “어떻게 증인이 다른 증인에게 답변을 하지 말라고 명령할 수 있느냐”며 거세게 항의하자 신상진 미방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재개된 감사에서 고 사장은 “언론자유란 본질적 가치를 지키려다 표현이 다소 과했고 의원의 질문 흐름을 방해했다”며 유감을 표명했지만 여야 의원들의 공방은 이어졌다.

고대영 KBS 사장은 보도본부장을 향해 “답변하지 말라”고 반말로 지시했다가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지자 “표현이 과했다”며 사과했다. 연합뉴스
고대영 KBS 사장은 보도본부장을 향해 “답변하지 말라”고 반말로 지시했다가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지자 “표현이 과했다”며 사과했다. 연합뉴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이 “KBS가 국감 대상이라는 점을 망각한 것 같다”고 발언하자 강효상 새누리당 의원은 “정치권이 언론사 보도본부장을 일으켜 세워 몰아붙이는 태도는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는 요소”라며 맞섰다.

이어진 질의에서도 ‘이정현 녹취록’ 에 대한 집중 공세가 이어졌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홍보수석의 전화가 간섭에 포함되지 않느냐”고 묻자 고 사장은 “나도 보도국장 당시 많은 전화를 받았지만 간섭으로 생각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KBS가 녹취록과 관련된 뉴스를 보도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녹취록 공개)당사자인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현재 재판 중이고 당사자의 이야기를 그대로 보도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 사장은 당시 보도국의 침묵을 비판한 기고문을 썼다는 이유로 제주로 인사 발령 난 정연욱 KBS 기자가 낸 인사명령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한 것에는 “법적 다툼 여지가 있는지 확인 후 법 절차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지난달 관측 이래 최대 규모인 5.8 지진에도 드라마 등 정규방송을 내보내는 등 KBS가 재난주관 방송사의 의무를 다하지 못 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지진 경험이 없어 상황을 잘 파악하지 못 했다. 최근 지진발생 모의 훈련을 하는 등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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