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성노예 범죄 피해자인 이라크 야지디족 출신 여성 나디아 무라드(23)가 10일(현지시간) ‘바츨라프 하벨 인권상’을 수상했다. 체코의 극작가이며 초대 대통령을 지낸 바츨라프 하벨을 기리는 하벨 인권상은 유럽평의회가 매년 인권향상을 위해 헌신한 인물에게 시상하며 6만유로(약 7,400만원)가 상금으로 주어진다.
AFP통신에 따르면 무라드는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평의회 본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1만2,000여 야지디 동족이 IS의 집단학살 희생자가 됐다”라며 “국제사회는 여전히 이러한 비극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무라드는 이어 국제사회가 법정을 열어 IS의 범죄를 심판해 달라고 당부했다.
IS는 2014년 8월 이라크 북부 신자르 지역에 모여 사는 야지디족을 공격해 수천 명을 사살하고 여성 2,000여 명을 성노예로 납치했다. 무라드도 당시 IS에 의해 납치돼 모술로 끌려간 후 신앙을 버릴 것을 강요받으며 3개월 동안 각종 고문과 성폭행을 당했다. 무라드의 가족 18명도 IS에 의해 살해당하거나 노예로 팔려갔다. 천신만고 끝에 노예상으로부터 탈출한 무라드는 인권활동가로 변신, 지난해 9월 IS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민족학살 혐의로 제소하며 이름을 알렸다. 무라드는 지난달 인신매매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유엔 친선대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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